커피, 정말 '악마'일까?



커피, 정말 '악마'일까?

커피업계가 술렁거렸다. 지난 3월 29일, 미국 법원에서 스타벅스를 포함한 90여 개의 커피회사들에게 커피에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경고문을 부착하라는 판결이 난 것이다.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2012년부터 약 7%씩 꾸준하게 증가해 왔다. 2016년에는 377잔이었고, 지난해에는 500잔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에 1.5잔 이상을 마시고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커피. 정말로 암을 유발하는 물질일까?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고등법원의 엘리우버를 판사는 캘리포니아 소재 독성물질 교육조사위원회(이하 CERT)가 90여 개의 커피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커피회사들은 앞으로 커피 컵과 매장 내부에 발암물질에 대한 경고를 명시해야 한다”라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2010년부터 8년 동안 이어진 소송은 CERT가 생두를 로스팅할 때 아크릴아마이드(Acrylamide)라는 발암물질이 생성되고, 이 때문에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에게 위험요소로 작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시작됐다. 커피회사들이 발암물질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도 의도적으로 경고문 부착을 외면했다는 것이다.
커피회사들은 1심에서 아크릴아마이드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했으나 이를 입증하지 못했다. 이번에 치러진 2심에서는 로스팅 도중 생성되는 아크릴아마이드의 양이 인체에 위협이 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이 역시 원고에 비해 충분한 근거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

앞으로 열릴 3단계 공판에서는 지금까지 경고 라벨을 부착하지 않은 것에 대한 배상금 문제 등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약 4,000만 명에게 1인당 2,500달러, 총 105조 원 상당의 배상금을 원고가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크릴아마이드, 정말 위험할까?
2002년 스웨덴 국립식품청에서 탄수화물 성분 함량이 높고 단백질 함량이 낮은 식물성 식품을 120 ℃ 이상에서 굽거나 튀기면 생성된다고 처음으로 발표했다.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위스, 영국 및 미국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접착제, 종이, 화장품의 제조, 하수처리에 쓰이는 폴리아크릴아마이드를 제조할 때 사용된다. 

국제암연구소는 실험을 통해 아크릴아마이드를 동물에 대한 발암성 근거는 충분하지만 사람에 대한 근거는 불확실한 ‘발암 추정물질’로 분류했다. 사람에게 암을 유발한다는 확실한 근거나 실험 결과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동물실험을 통해 알려진 발암물질은 사람에게도 동일한 영향을 미친다. 즉, 아크릴아마이드에 노출되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으며, 특정량 이상 섭취 시 신경계에 독성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신장암과의 연관성이 연구결과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로 노출되면 인체에 해가 되는 걸까?

대한산업보건협회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아크릴아마이드는 50~100 mg/kg 수준에서는 신경결손을 유발할 수 있으며, 300 mg/kg 이상일 경우 심각한 수준의 중추신경계 및 심혈관계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6년 400여 품목 24만 건에 대해 64종의 유해물질의 위해 평가를 실시함으로써 아크릴아마이드의 노출량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감자튀김과 감자스낵, 커피 등에서 아크릴아마이드가 검출됐다. 검출된 양은 외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며,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온 식품은 감자튀김과 감자스낵으로 1㎏당 0~1,590㎍(1,000㎍=1mg)이 검출됐다.

커피는 다류 중에서 아크릴아마이드에 대한 고위험군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818㎍/㎏이 최고 수치로 검출됐지만, 이는 ‘섭취형태’가 아닌 판매되는 ‘제품’의 형태로 분석한 결과다. 우리가 마시는 일반적인 커피음료를 분석했을 경우에는 0~18㎍/㎏정도만 검출됐다. 우리나라의 권고수치인 1,000μg/kg의 약 5%에 불과하다.

안만호 식약처 대변인은 “2016년 국내 섭취량 조사 결과, 크게 위해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 “커피의 경우 국내 섭취량이 늘어나고 있어 다시 한번 실태조사를 하고 위해 여부를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커피앤티> 5월호(196호)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