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ide | Cupping Originality

Originality
생산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기
Reporter 곽승영(Retro60 Coffee&LAB)



5월의 마지막 주 수요커핑회는 Castillo와 Caturra를 비교했다. 커피의 종을 다루기 전에 염두해야 하는 점은 ‘선입관’이다. 어떤 것은 맛이 이렇고, 또 다른 것의 산미는 저렇고 등의 경험에서 기인하는 품종에 대한 섣부른 일반화를 할 수 있다. 경험해 본 적이 없거나 이를 인지하지 않는 경우에는 부족한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규정하는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수요커핑회에서는 ‘상상’이나 왜곡된 기억이 아닌 실제 인지하는 관능으로 평가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이용해 표준에 근접한 결과를 도출하고 참가자들이 그 표준에 어느 정도로 근접, 혹은 멀어져 있는지를 이야기하며 스스로 조정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중미와 남미에서 많이 출하되는 Caturra와 남미에서 정책적으로 보급되는 Castillo를 최대한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하고 차이점을 서로 이야기하며 느낀 것들을 공유했다. 샘플은 모두 콜롬비아의 싱글 샘플들이었으며 각각 Red Caturra single, Castillo Single, Caturra+typical, Caturra+hybrid의 샘플들로 최대한 동일한 포인트의 샘플링을 준비하여 커핑을 진행했다. Caturra Single의 경우가 기타의 샘플에 비해 clarity가 높게 평가되었지만 그것이 다른 샘플들의 clarity가 낮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Castillo의 경우는 좀 더 탄탄한 sweetness가 인지되었으며, balance가 더 좋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무엇보다 도드라진 점은 명쾌하고 분명한 산미가 Caturra에서 인지되었다는 점이다. 품종의 차이와 맛과의 인과관계를 풀어보기 전에 각각의 샘플이 나오는 지역을 소개하면서 콜롬비아의 커피 생산 구역을 만들어봤다.



품종에 대한 이해를 하면서 빠질 수 없는 것이 tree of variety다. 미국의 유명한 커피업체인 Counter Culture Coffee의 품종 관계도를 통해 실제로 Caturra와 Castillo의 모계 품종이 무엇인지 같이 알아보았다. 더불어 2015년에 이미 Caturra와 Castillo의 플레이버를 비교한 도표를 보며 전문가 집단에서 블라인드로 평가한 두 품종 간의 스코어 편차도 공유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품종 간의 맛의 차이를 알기 전에 ‘왜 산지에서는 정책적으로 특정품종을 농장에 보급하는가’였다. 커피나무의 최대의 적 중 하나인 질병은 결실률이 떨어지는 것에서 나아가 농가의 수익, 더 크게는 커피산지의 수출량 감소라는 치명적인 위험을 야기한다. 품질과 생산량의 반비례 공식은 커피산지의 피할 수 없는 과제이면서 동시에 영원히 짊어지고 가야하는 큰 위험요소이기도하다.


병충해를 이기면서 동시에 풍미에도 집중해야하는 딜레마에서 조금이라도 헤어나오기 위해서는 품종개량을 위한 연구와 동시에 토착화 및 안정성이라는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하지만 커피의 품종개량을 위해서는 ‘시간’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땅에 심은 커피체리가 자란 뒤 그 체리를 다시 심는 루틴을 5~7년에 걸쳐 3~5번 반복해야 품종의 토착화와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커피를 단순히 ‘맛이 있다 혹은 없다’로 섣불리 판단할 것은 아니다.

2018년 현충일 저녁 수요커핑회는 Reveal이라는 주제로 2018 Panama La Esmeralda Geisha Auction의 출품 샘플들을 경험해 보는 시간이었다. 게이샤로 유명한 파나마에서 진행하는 옥션 중 단일 농장에서 진행하는 것이 게이샤 옥션이다. 종종 이를 Best Of Panama와 동일하게 알고 있는 경우도 많은데 La Esmeralda 옥션은 게이샤만으로 진행하며, 극소량(50파운드/23.5킬로그램)으로 입찰이 진행된다. Best Of Panama 옥션은 게이샤 외에도 다양한 품종의 커피들이 출품되며 LOT의 양 도한 La esmeralda보다 많은 편이다.



총 15개의 샘플 중 14개의 이스트발효, 내추럴, 워시드 게이샤가 출품된 2018 La Esmeralda Auction은 지난 6월 12일에 진행됐다. 그리고 색다른 샘플이 게이샤와 같이 수요커핑회에 자리했다. 콜롬비아에서 직접 골라서 극소량을 들여온 Colombia Peaberry가 그 주인공으로, 에티오피아 Heiloom종을 콜롬비아에서 토착화된 Catiope와 Geisha, Sudan Rume를 프리믹스하여 생산된 커피다. 72킬로의 나노랏으로 커핑 며칠 전 국내에 입고되었고, 신의 커피로 알려진 게이샤 출품작들과 경합을 벌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2018 La Esmeralda 옥션 출품작 중 이스트발효공법을 거친 샘플에 높은 평점을 주었다. 코스타리카에서 이전부터 시도해 오던 여러 프로세싱 중 주정발효종을 이용한 프로세싱이 몇 해 전 Retro60에서 소개된 적이 있다. 그 해에 소개된 La Esmeralda 옥션에서도 동일한 프로세싱 게이샤가 높은 관심을 받았다. 그런 시도와 노력이 이스트발효 프로세싱까지 발전하여 놀라운 풍미의 게이샤 커피가 탄생된 것은 아닐까? 앞으로 또 어떤 색다른 프로세싱이 우리에게 새로운 풍미를 선사해줄 것인지 기대하게 만드는 커피였다.

 
Retro60 Coffee&Lab에서는 커피의 본질에 접근하기 위한 수업과 반복적인 커핑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매주 수요일 저녁 '수요커핑회'를 진행하고 있다. 수강생뿐만 아니라 커핑과 커피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