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무한도전 커피여행, 케냐



커피가 있는 아프리카 여행
Editor·Photo 김민호(진짜커피사랑이야기 공장장)

언어가 안 되어도, 몸이 좀 불편해도, 경제적 여건이 안 되어도 그리고 주위 모두가 말려도. 평생에 단 한 번이라도 아프리카를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배낭을 메고 홀로 무한도전! 아프리카로 떠났다. 그 첫 번째 발걸음은 케냐다.중학교 3학년 때 처음 가슴에 품었던 아프리카를 35년 만에 커피와 함께 다녀왔다. 희귀난치성 질병과 장애 3급, 인공고관절 수술 4번을 한 멋진 몸으로 배낭 하나와 기내 가방 하나를 들고 14일간 다녀왔다.

여행에 앞서 가장 큰 적은 두려움과 염려, 근심이다

출발 한 달 전부터 한쪽 다리가 아파 걸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니 마지막까지 두려움과 싸워야 했다. 비행기를 타러 가는 길도 인천항과 인천공항을 오가고, 게이트를 잘못 찾아 헤맨 끝에 방콕을 경유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6시간 만에 경유지 방콕에 내렸다. 뛸 수 없는 몸과 다리이기에 힘껏 걸었다. 시간이 촉박했지만, 누군가 내 영어 이름을 들고 기다린 덕에 케냐 비행기를 놓치지 않고 탈 수 있었다.

케냐항공 맨 뒷자리, 아프리카 아줌마 둘 사이에 끼여 11시간 비행을 해 드디어 케냐 나이로비공항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나가 드디어 아프리카 땅을 밟았다.

황홀한 산미가 현란한 춤을 추는 케냐커피

아프리카 케냐 여행 두 번째 날이 밝았다. 해발 1,700m 나이로비에서 핸드드립커피를 경험한 날이다.

아침 일찍 마신 첫 핸드드립은 케냐에 카페를 낸 한국사람, Connect Coffee1 황 동민 대표의 커피다. 블렌딩 로미오와 블렌딩 줄리엣, 두 종류를 에스프레소와 핸드드립으로 내려줬다. 맛있는 산미에 그저 놀랄 뿐이다.

점심에는 큐그레이더 자격증을 가진 케냐 현지인이 운영하는 카페 Kesh Kesh2에 갔다. 케냐 오타야 지역 커피를 핸드드립으로 내려준다. 끝까지 탁탁 털어서 아낌없이 내려주는데, 생두가 나는 현지의 커피는 다 맛나다는 느낌이었다. 대표가 큐그레이더니 밸런스와 클린, 산미가 유독 돋보였다.

점심은 커피와 함께 와인 숙성 비프스테이크로 해결했다. 케냐에는 커피만 파는 곳이 없고 식사를 함께 판다. 세계적인 커피&홍차 산지로 유명한 케냐지만, 정작 케냐인들은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니 커피만 전문으로 하는 카페는 아직 없다고 한다.

숙소에 돌아와 한국에서 볶아 가져간 케냐 원두와 굳 아프리카 여행사(Good Africa Tour) 손영민 대표의 케냐 원두를 내려보며 늦은 시간까지 커피이야기를 나눴다. 케냐는 고지대라 물의 끓는 점도 낮고 핸드드립 내림도 다르게 반응한다. 케냐 현지 생두로 볶은 커피와 한국에서 볶은 케냐 원두의 차이는 분명했다. 그렇게 맛있었던 내 커피가 맛이 없었다. 현지에서 먹는 커피는 어느 커피든 맛이 있다. 생두가 한국에 도착하기까지 한달 보름에서 약 석 달이 걸리는데, 그 기간에 생기는 많은 변수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그나마 비행기로 생두를 받으면 변수가 줄지만, 그럼에도 생두와 원두는 현지가 최고임을 느낀 시간이었다.

나이로비는 곧 밤 12시, 비행기를 탈 시간이다

마지막 방문지로 마사이커피 박상열 대표를 찾았다. 그곳에서 아프리카 사진가로 유명한 김석후 대표를 만나 커피이야기를 나누고 현지인들이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를 맛봤다.

케냐는 네츄럴 가공방식이 아직 발달되지 않았다. 늦게까지 따지 않아 커피나무에 매달린 것을 거둬 케냐 네츄럴커피라 하는데, 마사이커피에서 직접 가공하는 잘 만들어진 케냐 네츄럴커피를 맛 본 시간이었다.

케냐 커피인들과 케냐 네츄럴커피, 핸드드립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 기회에 현지인들에게 맛있는 핸드드립을 가르쳐주겠다는 약속을 마지막으로 공항으로 떠났다.

처음 방문한 아프리카 케냐. 케냐 여행은 내게 이런 마음가짐을 다시 새기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 6월의 아프리카 케냐와 그곳 커피가 그립다. 세계적인 커피산지에서 꾸준히 커피에 매진하는 그곳 한인과 현지인들이 보고 싶은 날이다.

하면 실수 한다. 하지 않으면 실수 없다.
하면 실패 한다. 하지 않으면 실패 없다
하면 비교 당한다. 하지 않으면 비교 없다.
하면 비판 당한다. 하지 않으면 비판 없다.


돌아보면 커피를 하며 정말 많은 실수와 실패가 있었다. 그럼에도 계속 도전하고 있다.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생각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월간 <커피앤티> 9월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