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힐링으로 가득했던, 산타펠리사



온전한 힐링으로 가득했던, 산타펠리사

마리스텔라커피 커피산지 방문기

Contributor 이정민, 박성우(마리스텔라 커피로스터스)

‘과테말라’라는 나라에 대해서 커피 소비자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CF에 단골로 출현하는 광고 멘트에서 ‘과테말라 커피의 스모키함…’ 이런 뉘앙스로 많이 접해보지 않았을까?

대부분 과테말라라고 하면 화산이 떠오르는 모양이다. 화산과 무관하지 않긴 한 것이 작년 5월 안티구아 화산폭발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커피 광고에서처럼 맛에서 스모키함이 있다는 것은 결점두가 있거나 로스팅을 강하게 했을 때 나오는 맛으로 화산과는 무관하다. 오히려 화산재 토양에서 많은 유기물을 흡수하여 영양상태가 좋은 커피나무가 많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과테말라를 더욱 가깝게 접하게 된 것은 2017년 겨울 서울 카페쇼였다. 그곳에서 과테말라 COE 커피 옥션 1등 농장인 산타펠리사 농장주 아나벨라씨를 만나게 된 것이 계기였다. 처음 인사를 나누었지만 아나벨라씨는 이미 우리를 알고 있었고 오랜 친구인 듯 대화가 이어졌다.

2017년 카페쇼에서 마리스텔라커피가 부룬디와 공동부스로 커핑 세션을 진행하면서 당시 601달러에 낙찰받은 파나마 게이샤 커피뿐만 아니라 콜롬비아, 부룬디, 에티오피아 등 많은 커피 커핑을 진행했고, 이것이 많은 커피인들이 우리를 알게 된 계기가 된 모양이었다. 이는 또한 이번 산지 방문에서도 느낄 수 있었던 감사함이었다.

이후 아나벨라씨는 부산 마리스텔라커피를 방문해 커핑 세미나를 직접 진행했고 우리는 그녀가 농사지은 다양한 고도와 토양에서 자란 여러 가지 품종의 커피를 맛볼 수 있었다. 과테말라 산지에 사는 그들이 농사지은 게이샤 및 다양한 커피 품종들과 프로세싱을 배우고 맛을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을 전해주다니… 부산에서 흔치 않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귀한 시간을 내어 방문해준 아나벨라씨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아나벨라씨는 과테말라에서 3개의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의 카페쇼를 다니면서 가끔씩 농장에서 돌보는 아이들을 위한 기부금을 모으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 커피농장의 핸드피커들이 수확철이 끝나면 다른 나라로 이동하게 되면서 가정에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직접 케어하며 교육과 의료와 건강한 식생활까지 챙기며 아이들을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한다고 했다. 부산에서의 세미나를 통해 자연스럽게 그곳의 상황을 접하게 된 후, 수시로 기부금을 모아 보내면서 인연을 맺다 보니 과테말라 산타펠리사 농장의 게이샤 옥션에 참가해서 산타펠리사 게이샤 커피를 직접 사기도 했다 그렇게 이번 중미 산지투어 일정에 자연스럽게 산타펠리사 농장 방문이 포함됐다.



 

과테말라는 중앙아메리카 북서단에 있는 나라다. 마야문명의 중심지였던 곳으로 300년 동안 에스파냐의 식민지배를 받다가 1821년에 독립하여 1847년 정식으로 공화국이 됐다. 언어는 스페인어를 쓰고 고온다습한 열대기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내가 방문했던 2019년 1월 말의 과테말라는 겨울이었고, 예상과는 달리 고산지대의 쌀쌀함이 만만치 않았다. 열대기후의 겨울이라 쉽게 생각하고 긴 옷을 가져가지 않은 것을 크게 후회했다.

중남미는 자주 방문하기는 쉽지 않은 나라임에 틀림없다. 2년 전 콜롬비아를 갈 땐 미국을 경유해서 멕시코를 환승하여 콜롬비아를 가게 되어 미국에서 숙박을 했는데 이번에는 멕시코행 비행기가 있어서 1번만 환승하면 과테말라로 갈 수 있었다. 마치 하루가 절약되는 느낌이랄까? 멕시코 항공은 특별하게 기억이 나는 점은 없지만 중간에 서비스로 제공되는 컵라면의 맛이 한국사람 입맛에는 제격이었다. 귀국행 비행기에서는 컵라면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조차 느낄 수 있었다. 지금도 좁고 복잡한 비행기에서의 일탈이었던 라면을 생각하면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멕시코를 경유하여 과테말라에 도착했을 때는 깊은 밤이었다. 생각보다 쌀쌀해서 옷깃을 여미고 저녁식사를 위해 한국식당으로 이동했다. 중미여행에서 먹은 한국 김치찌개는 정말 꿀맛이었고 한국에 있을 때 보다 더 자주 먹었다. 밤에 도착한 과테말라 숙소에서 하루 자고 이동한 어느 농장. 도착 즉시 커피 커핑을 시작했고 인근 농장의 커피까지 수십 가지 커피를 맛봤다. 과테말라의 특성이 잘 나타나 있는 커피들이 많았고 몇몇은 향미와 단맛이 좋아 눈여겨보기도 했다.

다음으로 이동한 과테말라 농장이 바로 만남을 고대하던 산타펠리사 농장이었다. 꼬불꼬불한 산길에 흔들리는 미니버스가 힘들기도 했지만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과 아나벨라씨를 생각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향했다.


 

비가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흐린 날씨였는데 알고 보니 벌써 해가 지고 있었다. 산이 깊어 산그늘이 빨리 지고 근처에 있는 인디언들의 호수인 아티틀란에서 안개가 피어나서 그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저녁이 되기 전에 내려오지 않으면 차량운행이 힘들 정도로 안개가 심하다고 하니 아티틀란 호수가 그 지역 사람들의 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었다.


 

산타펠리사에 도착을 했을 때 손님을 맞기 위해 오랜 시간 기다렸을 아이들이 큰소리로 합창을 하며 반겨주었다.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선물을 주었는데 영상으로만 만났던 아이들의 환영을 직접 받으니 막상 너무 감격스러웠고 반가움을 이루다 말할 수 없었다. 중미 전역의 농장을 돌며 일하는 동네 분들의 자녀를 돌보고 있는 아나벨라씨, 그분의 사랑의 마음이 커피에 전해져 커피대회에서 1등을 하는 저력이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나벨라씨의 안내로 게이샤, 파카마라, 버번 품종의 나무를 보고 비교하며 관찰했다. 잎과 체리의 크기를 자세히 살펴보면서 얼마 전 맛을 본 산타펠리사 커피의 게이샤, 파카마라, 버번 품종의 맛을 떠올렸다. 인근의 나라에서 다양한 종자를 가져와서 직접 심고 테스트하는 그녀를 보면서 숨길 수 없는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드라이 베드로 이동을 했을 때는 얼마나 높은 당도의 체리들이 수확되어 있는지 볼 수 있었다. 고르고 예쁜 검붉은 커피 체리가 한 잔의 커피로 탄생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노력이 필요한지 확인하고 크게 감동받은 순간이었다.

 

마리스텔라 커피산지 방문기는 7월호에서 이어집니다.

 

이어지는 내용과 더 많은 이미지를 월간<커피앤티> 5월호(208호)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