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 Farm 잡초와의 전쟁

잡초와의 전쟁
커피장인 박이추, 그가 볼라벤 고원으로 간 까닭은?
Reporter 박이추(커피보헤미안)



라오스의 볼라벤 고원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의 커피 산지에도 건기가 끝나가면서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우기가 오면 커피체리가 열린 후 동면한 듯 생장을 멈췄던 커피나무도 꽃잎을 피우고 새 가지를 뻗기 시작하지만 동시에 잡초도 엄청난 속도로 성장합니다. 그리고 노지에서의 커피나무 재배에 있어 다른 밭농사나 과수농사와 마찬가지로 잡초의 제어는 중요합니다.
커피나무가 자라는 아열대 지방은 비옥한 토지와 충분한 강수량으로 커피나무의 재배에 최적이지만, 다양한 잡초의 생육에도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합(?)한 환경입니다. 6개월을 방치한 잡초가 수년에서 수십 년 키운 커피나무의 생장을 따라잡기도 합니다.



잡초는 커피나무가 가져가야 할 영양분을 뺏어갈 뿐만 아니라 높게 자란 잡초는 수확에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커피나무의 잔뿌리는 옆으로 넓게 자라기 때문에 비료를 시포하면 커피가 아니라 잡초를 키우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1년에 3번 이상 반복되는 비료 시포 전 잡초 제거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건기에는 토양의 지나친 건조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부 제거하지는 않습니다.
1년 중 2/3 이상의 기간 동안 이루어지는 잡초 제거에는 낫이나 곡괭이 이용하여 직접 파는 방법, 모터 제초기를 이용하는 방법, 트랙터를 이용한 쟁기 작업, 제초제를 살포하는 방법 등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인력을 이용하는 방법은 뿌리 채 잡초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커피나무 뿌리가 상할 수 있고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비료를 시포한 부분에 한해 이 작업을 수행합니다.
모터 제초기를 사용하면 신속하게 잡초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뿌리까지 제거하기 어렵고 가장 힘든 노동 중 하나이기 때문에 잡초가 순식간에 다시 자라나는 우기에는 사용이 어렵습니다.
트랙터를 이용하는 방법은 가장 빠른 방법이지만, 가장 중요한 커피나무 밑의 잡초를 제거할 수가 없습니다. 또 흙을 솎아내어 부드럽게 만들기 때문에 제초기와 마찬가지로 잡초가 다시 자라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제초제를 이용하는 방법은 잎을 통해 흡수된 제초제가 뿌리를 말려 죽이는 방법입니다. 가장 효율적이지만 커피 잎에 제초제가 살포되면 커피나무도 피해를 입게 되고, 커피나무 밑의 잡초를 제거하기도 어렵습니다. 유기농 제초제가 있기는 하지만, 토끼풀처럼 번식력과 생존력이 강한 잡초들에게는 효과가 없습니다.
이외에도 건기에 불을 지르거나 클로버 같은 경쟁 식물을 심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커피나무의 재배에는 아직 적용되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긍정적인 소식은 일부 지역에서는 커피나무와 경쟁하지 않으면서도 잡초는 제어하고 그늘나무로써의 기능도 하는 과일나무, 후추 등과 같이 재배하는 방식이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잡초제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선진 영농기술이 대부분의 후진 농업국가에서 이뤄지는 커피나무 재배에 응용될 수 있다면 커피 생산량 증대에 많을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대부분의 커피 산지가 수확기에는 건기에 들어갑니다. 건기에는 잡초가 거의 자라지 않기 때문에 생두의 구매를 위해 산지를 방문하시는 대부분의 구매자분들은 제초작업 현장을 접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좋은 품질의 커피를 생산하기 위해 농부들은 오늘도 아열대 지방의 햇빛 아래에서 땀을 흘려가며 제초작업을 합니다. 여러분의 커피 값의 1/3이 이 노력의 대가라는 것을 떠올려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