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카페문화와 유기농 열풍

독일의 카페문화와 유기농 열풍
티마스터를 향한 도전 (6)
Reporter 박은애(티엘츠 대표)

연초록의 메타스콰이어 가로수 아래, 오전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의 풋풋한 햇살과 함께 차 한잔을 마시면 아직 처리하지 못한 일들로 머리가 복잡해도 그 순간만큼은 잠깐 잊게 된다. 그리고 생각하게 된다. 참 아름다운 계절이구나.
부드럽고 완만해진 햇살이 좋은 오후 4시 카페의 테라스에서 보내는 시간도 좋다. 차가 좋은 것인지, 그 시간이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내가 잠시 쉴 수 있고, 이를 통해 다시 좋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면 충분하다. 지금도 울컥 독일에서의 나날들이 그리울 때가 많다. 많은 순간들이 있지만, 노천카페에서 여유롭게 화창한 날씨를 즐기는 그들의 모습이 한국인인 나는 진심으로 부러웠고, 동화되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다운타운의 거리에도 가게들에서 흘러 나오는 시끄러운 음악소리 같은 것은 없다. 단지 거리 공연을 하는 연주자 한두 명의 아름다운 음악소리와 사람들의 소리로만 채워진다.
 


독일에서 지내다 보면 의외로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아랍계 이민자들이 많다. 이러한 환경들은 그 나라의 음료와 식문화가 그곳에서 자리잡고 있으며, 현지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융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나는 어렵지 않게 독일에 있는 터키나 모로코 등의 카페를 찾아서 그들의 생활 속에 담겨있는 티와 디저트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아랍은 ‘술’ 문화권이 아니다 보니 카페를 메우는 고객이 대부분 남자들인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동네 찻집처럼 편안한 그 모로코 카페에서는 모두가 모로칸 민트티를 마신다. 투명한 유리컵에 신선한 민트가 듬뿍 들어간 뜨거운 녹차이다. 이국적인 녹차의 모습에 놀랐고 그것도 아시아가 아닌 북아프리카 지역에 있는 나라의 국민음료라는 것이 신기했다. 모로코는 세계 녹차 소비량 1위의 나라다. 친절한 사장님은 카페 주방에 나를 들어오게 하여 차를 끓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독일이라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그가 또다른 이방인인 한 아시아인의 그들 문화에 대한 관심에 마음을 열었던 것이라고 짐작해본다. 부엌에는 항상 큰 물통에서 뜨거운 물이 끓고 있고, 다시 그 물을 작은 냄비에 담아 ‘건파우더’(gunpowder : 총탄 모양으로 말려 있는 녹차)를 넣고 큰 스푼으로 설탕도 한 스푼을 넣어 다시 끓인다. 그리고 신선한 민트 한 줌이 듬뿍 들어있는 유리잔에 채를 받쳐 붓는다. 매우 간간한 그 이국적인 녹차 한 잔은 일상을 사는 지친 사람들에게 힘을 주기도 하고, 먼 타향에서 반가운 고향 동료를 볼 수 있는 그들의 사랑방이자 생활의 일부 같아 보였다.



또 다른 한 카페는 라인강변의 꽤 근사한 규모가 큰 카페였는데, 주 고객층은 독일인들이었다. 그곳에서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커피가 아닌 차를 마시고 있는 재미있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모로칸 민트티처럼 보이긴 했으나, 마셔보니 단맛이 전혀 없고 신선한 민트와 오렌지 조각, 생강 조각들이 함께 들어간 뜨거운 차였다. 오히려 우리는 좀 밋밋하다고 느낄 수 있을 그런 맛. 그러나 독일인들은 그런 차를 건강하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 특히 ‘생강’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아졌다고 한다. 독일의 엄마들은 콜라와 같은 음료를 멀리하고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진저 에이드’를 선호한다. 그 외에도 티 제조사들에서 병제 형식 또는 카톤팩 등의 마시기에 편리한 형태들의 음료들을 상품화하고 있다. 잎차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재의 티백 제품들도 볼거리다.
 


지난해 독일 dm(대표적인 생활용품매장)에서도 면거즈 소재의 티백 상품이 출시되었다. 영국이 전형적인 홍차의 나라라면 독일은 약초 허브와 과일티가 많이 소비되는 편이다. 그래서 종류도 어마어마하다.
구체적인 증상에 따른 효능의 티들도 5개 정도씩 소포장 되어 있다. 신장에 좋은 차, 감기에 좋은 차 등의 상품들은 일반적인 식품 마트, BIO(유기농)전문 매장, 약국, 생활용품 판매점등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곳곳에 꽤 큰 규모의 코너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앞으로 눈 여겨 볼 부분은 유기농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독일의 유기농 전문 매장의 수나 영역이 매우 넓고, 무엇보다도 가격대가 상당히 합리적인 편이다. 판매를 위해서는 높은 퀄리티, 다양한 상품, 합리적 가격대, 상품 접근의 편리성은 최고의 요소들이다.

월간 <커피앤티> 6월호(197호)에서 박은애 대표님의 연재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