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변신은 어디까지?

버섯커피, 발효커피, 그리고…
Editor 지우탁



커피는 계속해서 변한다. 한국에서의 변화는 더 빠르다. 유행에 민감한 탓이지만, 이제 전문적인 영역이라는 경계가 무너진 때문이기도 하다. 홈카페라는 단어가 자연스러워지는 만큼 사람들은 자신의 손으로 직접 다양한 커피를 창조해나가고 있다. 추출방법을 바꿔보고, 온도를 조절하기도 하며, 이색적인 재료를 첨가하기도 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커피는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할까?

1890년 전후, 한국에 처음으로 커피가 소개되고, 1999년 프랜차이즈 커피의 대표 격인 스타벅스가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냈다. 내년이면 스타벅스가 한국에 상륙한 지 20년이 된다. 서울 지도에 카페를 점으로 찍으면 북한산 국립공원을 제외한 서울 전체에 빼곡하게 찍힐 만큼 많다. 카페는 이미 우리의 일상에 촘촘히 박혀있다.
한국인의 일상에 급속도로 파고든 까닭일까? 한국의 커피는 한국인과 닮아있다. 한국만의 빨리빨리 문화는 달달한 믹스커피를 만들어냈고 미국의 영향으로 아메리카노와 테이크아웃 문화가 자연스럽다. 특유의 유행에 민감한 분위기는 커피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2000년도부터 폭발적으로 소비된 원두커피는 이제 캡슐커피, 콜드브루, 질소커피를 넘어서 발효커피로 영역을 넓히고 있고, 아직은 생소한 버섯커피도 등장했다.




버섯커피?
차가버섯, 노루궁뎅이버섯, 영지버섯, 동충하초. 누구나 이름은 들어봤을 법한 버섯들이다. 그리고 이 버섯들이 함유된 커피가 약용 버섯음료 전문기업인 Four Sigmatic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들의 음료에는 버섯 농축액이 포함돼 일반 커피에 비해 영양과 미네랄이 풍부하다. 또 로스팅된 원두의 스모크한 향을 버섯의 향이 보완해주기 때문에 커피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사람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영지버섯은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혈압, 콜레스테롤을 낮춰주죠. 또 동충하초는 산소의 섭취를 늘려줍니다. 차가버섯은 산화 방지제 역할을 하고 피부와 염증에 탁월한 효과를 보입니다. 신경세포의 손상을 막고 치매예방 등의 효과가 있는 노루궁뎅이버섯도 커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Four Sigmatic의 공동창업자인 Tero Isokauppila의 설명이다. 그는 “여러 타입의 버섯커피가 준비되어 있다”고 강조한다. 또 “버섯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식품 중 하나로 다양한 효과가 검증되었다”고 덧붙인다.

발효커피?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은 사람들도 한 번씩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루왁커피는 유산균 발효커피다. 사향고양이가 먹은 커피체리가 고양이 안에서 일어나는 발효를 통해 특유의 향과 맛으로 유명한 루왁커피. 하지만 희소성과 과정의 어려움, 그리고 사향고양이에 대한 학대문제 등 난감한 현실을 고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발효과정에서는 생두에 남아있는 불순물이나 오염에 민감해야 한다. 야생동물이 과육에 둘러싸인 커피체리를 섭취하여 다시 배출되는 과정에서 커피체리는 입과 소화기간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벗겨지고 분해되어 체내로 흡수된다. 소장과 대장을 거치면서 남아있던 과육은 자연 소화되며, 동시에 효소반응과 발효과정을 거치게 된다. 오염원에 노출될 우려 없는 발효와 숙성이 이뤄지는 셈이다.
따라서 인공적으로 위와 같은 과정을 재현하여 생두를 발표시킬 때에는 오염물질 제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루페는 여러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안정적인 인공발효 프로세스를 구축한 사례다. 이곳에서는 깨끗한 생두를 바로 발효시키지 않고 무균시스템에서 건조한 후 로스팅함으로써 부드러운 질감의 ‘클린커피’를 만들고 있다. 발효를 거치게 되면 카페인의 농도는 낮아지고, 맛은 순해진다. 따라서 평소 커피를 마시면 심장이 빨리 뛰거나 잠에 들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커피를 멀리하던 사람들의 부담감을 줄여줄 수 있다.



그다음은?
이렇듯 다양한 커피, 특히 건강한 커피를 위한 시도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현상의 뒤에는 커피를 즐기는 방법에 대해 다양해지는 사람들의 기호도 반영되었겠지만 건강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적절한 수준의 커피를 마시는 것은 건강에 좋다는 연구결과들이 계속해서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잡코리아, 알바몬에서 대학생 6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커피를 마시는 이유’ 설문조사에서는 ‘습관처럼 마신다’가 전체의 38.5%였고, ‘잠을 깨기 위해서’가 33.2%를 기록했다. ‘맛이 좋아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등이 그 뒤를 이었으나 ‘건강에 좋아서’라는 답변은 없었다. 연구결과와는 무관하게 아직 커피가 건강에 좋다는 인식을 찾아보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카페인 함량이 높은 커피 대신 녹차나 다른 음료를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동시에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연구와 움직임도 점점 늘고 있다.

K-COFFEE!
슈퍼푸드로 알려진 코코넛 추출물을 이용하거나 폴리페놀 성분을 코팅한 커피, 차가버섯 농축액을 첨가한 커피 등과 같은 다양한 시도들이 유의미한 결과를 낳을지는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이 전통적인 커피의 카테고리과 관념을 조금씩 깨트리고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이런 시도들이 성공한다면, 그래서 시장성과 대중성을 갖춘다면, 새로운 형태의 응용커피를 근간으로 하는 기능성 커피, 특별한 아메리카노를 맛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최근 한방 원료를 가공한 차와 각종 대용차류가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이런 측면을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한국의 정취가 녹아들어 있는 K-COFFEE의 등장과 세계화도 그리 먼 얘기는 아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