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재배와 수확 (1)

타와우 김창용의 카카오 파헤치기 (3)
카카오 재배와 수확 (1)

Reporter 김창용(말레이시아 미줄라 코코 기술이사/eddietawau@gmail.com)


대개 카카오 농장을 상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끝없이 펼쳐진 열대 우림, 그리고 그 높이를 짐작하기 힘든 높은 수목들 아래 탐스럽게 열려있는 카카오 포드들 정도다. 혹은 햇빛에 그을린 얼굴로 묵묵히 카카오 포드를 자르고 있거나 건조 작업을 하는 풍경 정도.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현실은 이런 상상과는 천지 차이다. 한마디로 열악하기 그지없다. 전 세계 카카오 농장의 90%가 5 헥타르 미만의 소규모 농장이다. 농장의 규모가 작다는 것은 경제적인 어려움뿐 아니라 지리적으로도 불리한 조건이라는 의미다. 2015년 ICCO(International Cocoa Organization)의 조사에 따르면 중남미의 포장된 도로와 카카오 농장 간의 평균 거리는 4km다. 이렇게 농장들이 정글 안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다 보니 교육은 물론 전기, 수도와 같은 기본적인 혜택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재 서아프리카를 중심으로 공정무역 단체는 물론 다국적 기업들까지 카카오 재배 지역의 상황 개선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상태라는 점이다. 특히 다국적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주도는 고무적인 현상이다. 물론 더 많은 카카오를 낮은 가격에 공급받기를 원하는 기업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재배 환경을 개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자신들에게도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의 첫 단계로 공정 무역 단체와 다국적 기업 모두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 바로 카카오 재배 농민을 위한 '협동조합'의 결성이다. 카카오 산업에서 특히 '협동조합'의 중요성은 좋은 품질의 카카오 생산은 물론 재배 환경의 변화 나아가서는 카카오 가격의 현실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육묘장과 발효, 건조장 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양질의 카카오 생산을 기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 농장에서 육묘장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반적으로 카카오 농장은 아래 사진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물론 90%에 달하는 전 세계 소규모 농장들은 건조, 발효, 육묘장과 같은 시설들을 다 갖추지는 못했다. 



육묘장
카카오 농장은 편의상 팜(Farm)과 에스테이트(Estate)로 구분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팜은 일반적인 상황이나 소규모(5 헥타르 미만) 농장을 일컬을 때 주로 사용한다. 반면 에스테이트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팜'과 반대되는 대규모 농장을 칭할 때,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싱글 오리진'의 보다 정확한 표현으로 사용하는 경우다. 카카오에 대한 가장 큰 오해중 하나가 바로 '싱글 오리진'이라는 개념이다. 다른 작물과 달리 카카오는 한 지역, 심지어 한 농장 안에서도 여러 종류의 교배종을 섞어 심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육묘장에서 키운 카카오 묘목들은 모두 접붙이기를 하기 때문에 100% 교배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따라서 한 농장에서 한 종류의 카카오를 심는다고 해도 이미 그 시작은 교배종이다. 우리가 단순하게 알고 있는 포라스테로, 크리욜오, 트리니타리오와 같은 구분은 그래서 의미가 없다. 당연 싱글 오리진이라는 용어도 틀린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한 농장에서 재배, 생산된 품종"이라는 보다 정확한 개념으로 싱글 오리진 대신 싱글 에스테이트를 사용하는 추세이다.
실제 카카오 농장에서 육묘장이 차지하는 크기는 작고 보잘것없다. 그러나 그 역할은 카카오 재배의 그 어떤 단계보다도 중요하다. 육묘장은 단순히 6개월 동안 카카오 묘목을 키우는 장소가 아닌, 접붙이기를 통해 품종의 왜성화를 방지하고 수확량을 늘리며 병충해에 강한 품종을 육성하는 기초 작업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카오 재배에서 육묘장은 필수 조건이자 좋은 카카오 재배를 위한 첫 단계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커피앤티> 4월호(195호)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