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무겁게! 가격은 가볍게! ㈜카페예


커피는 무겁게! 가격은 가볍게!

합리적인 커피생활을 제안하는, ㈜카페예

Editor·Photo 송승현 Cooperation ㈜카페예

“처음 커피를 시작한 게 2010년이다. 직원 전부였던 5명이 모여 회사 이름을 고민했다. 어떤 이름이 좋을지 공모를 했는데, 거기서 선택된 이름이 ‘카페예’(Cafeier)다. 불어로 커피나무란 뜻이다. 나 혼자 생각한 이름이 아니고, 함께 커피를 하고자 했던 사람들과 함께 정한 이름이다.” 어느 경치 좋은 곳에 자리한 예쁜 카페를 연상케 하는 이름은 그렇게 태어났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카페예는 1킬로커피(www.1kgcoffee.co.kr)라는 온라인 쇼핑몰로 잘 알려진 업체다. 다른 업체에 비해 저렴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원두를 원하는 볶음도와 분쇄도를 선택해 주문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업계에서는 제조와 유통은 물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이름이 자자하다.
카페예는 ‘합리적인 커피생활제안’이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소위 “커피는 돈 되는 사업이 아니다”라고들 하는 업계에서 합리적인 커피생활이란 건 어떻게 가능한 걸까.



사업을 한다는 건 결국 매출을 올려 이익을 내야 하는 일이다. 그래야 회사도 살고 일하는 직원도 살 수 있다. 그러나 제품을 만들어 유통을 시키는 과정에서 떼이는 마진을 빼고 나면, 매출을 올리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한 잔에 몇 천 원 하는 커피를 팔아서 어떻게 부자가 되나’란 볼멘소리가 농담처럼 나오는 커피는 특히 마진을 남기기 어려운 아이템이다.
1kg 당 생두 구입가격은 1만 원, 최대 2만9천 원으로 생각해 그 중간 가격인 2만 원에 들여온다고 생각해보자. 차액으로 제조비며 유통비를 지불해야 한다. 과거 믹스커피를 만들던 시절인 3천 원으로 제조비를 잡아서 40~50%는 줘야 할 유통마진이 최근에는 20~30%까지 떨어졌다. 남는 게 없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커피는 도매유통을 하기 정말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카페예’는 직접 소비자를 만나기로 했다. 가까운 곳의 소비자부터 멀리 제주도에 사는 사람까지 직접 대면하기로 한 것이다. 1kg이란 가장 일반적인 커피 포장 단위를 브랜드명으로 정한 것도 그래서다. 현재 운영 중인 ‘1킬로커피’ 온라인 쇼핑몰은 그렇게 탄생했다.



이상호 ㈜카페예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카페예는 심플하다. 인터넷과 택배, 이 두 가지에 맞는 생산구조를 갖췄다. 이 시스템으로 직접 소비자와 대면하려고 한다.” 카페예의 1킬로커피 브랜드는 그런 의미를 품은 것이기도 하다. 1kg은 커피를 포장하는 가장 일반적인 단위이자, 카페에서 판매할 수 있는 최소 요건이기도 하다. 포장에서 판매까지 ‘직접 소비자를 만나겠다’(B2C)는 카페예의 철학이기도 하다.

원하는 거? 그게 뭔데? 우리가 다 해줄게!
B2C의 핵심은 소비자의 기호를 빨리 파악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기호를 맞춰줘야 한다. 개별 소비자 한 명 한 명의 요구를 다 맞추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카페예는 그 어려운 길로 가고자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다 맞춰겠다는 것. 커피는 기호식품이기 때문이다.
1킬로커피는 오전 8시까지 접수된 주문에 대해 당일발송을 원칙으로 한다. 택배가 나가는 시간까지 개별 소비자들이 주문한 커피를 볶고 갈고 주문한 형태의 제품으로 만든다. 선택할 수 있는 산지도 다양하다. 브라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자메이카, 파나마, 멕시코, 과테말라(이상 중남미), 케냐,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우간다, 르완다(이상 아프리카), 인도네시아, 베트남, 동티모르(이상 아시아). 15개국이다. 
Light, Cinnamon, Medium, High, City, Full-City, French… 1킬로커피는 생두가 아닌 원두를 판매한다. 그러니 소비자가 원하는 볶음도가 있다면 그에 맞춰 로스팅을 한다. 그저 나열하기만 해도 가짓수가 많은 로스팅 분류다. 게다가 소비자가 갈아달라고 하면 갈아준다. 대충 갈아줄 수 없으니 좋은 디팅기를 갖춰 다섯 가지 형태로 분쇄를 커피를 내보낸다. 에스프레소용, 콜드브루용, 핸드드립용, 프렌치프레소용, 홀빈까지.
싱글오리진에 그치지 않는다. 1킬로커피에서 제안하는 블렌딩인 60, 50, 희망, 구수, 달달, 상콤, 버보니아, 더치설렘의 8가지다. 이 종류도 소비자의 입맛을 고려해 여러 시도 끝에 만들어 낸 블렌딩이다. 게다가 소비자가 원하는 블렌딩이 있으면 그에 맞춰주니 실제 1킬로커피를 통해 주문할 수 있는 블렌딩 종류는 더 다양한 셈이다. 산지, 볶음도, 분쇄, 블렌딩까지… 그 각각의 경우의 수를 생각하면 실제 1킬로커피에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종류는 상당하다.

카페예는 ‘합리적인 것’을 추구한다. 커피맛과 향미의 미사여구보다, 가격으로 먼저 어필하고 품질로 승부를 거는 것이 카페예의 브랜드 철학이다. 이상호 대표는 “아무리 좋은 커피도 고객이 취향에 따라 선택해서 마실 수 있어야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이 깨어난다”고 말한다. 미사여구를 앞세워 높은 가격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닌, 커피 그 자체를 고객의 원하는 방향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 좋은 품질과 좋은 가격이 가능해진다는 생각이다.



원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연구원들이 꼼꼼히 연구를 하고 좋은 장비로 커피를 볶아 분쇄한 제품이 소비자에게 닿았다고 해도, 마지막 단계에서 어떻게 커피를 내리는가에 따라 커피는 맛있거나 혹은 맛이 없기도 한다.
1킬로커피는 커피를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이후에도 신경을 쓴다. CS팀을 꾸려 꾸준히 소비자 컴플레인에 대응을 한다. 이상호 대표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업무도 CS다. 컴플레인이 오면 두말 없이 “일단 돌려보내십시오”라고 한다. 다시 커피를 보내준다. 가장 기본적인 고객대응 메뉴얼이지만, 실제 이를 추구하기는 쉽지 않다. 
그저 커피를 바꿔주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1킬로커피는 그들이 잘 몰랐을 기계를 다루는 법과 마케팅에도 신경을 쓴다. 커피가 맛이 없다면, 커피를 어떻게 추출했는지, 가능하다면 현장에서 그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간다. 1킬로커피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1킬로커피의 퀄리티를 최대한 좋은 쪽으로 유지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기계, 기구를 잘 다루지 못한 경우, 마케팅 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 모두에 대응할 생각으로 1킬로커피 CS팀은 하루를 돌린다. 그런 모든 행위가 맛있는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카페, 고객 비중이 7:3정도인 1킬로커피는 다수의 소비자는 물론, 사용량이 많은 카페까지도 함께 끌어안는다.

먹고 살려면, 뭐든 계속 개발해야 하지 않겠나
1킬로커피가 소위 ‘잘 나가는 커피 쇼핑몰’이 됐다고 하나, 이상호 대표는 여전히 샘플을 들고 개별 카페를 다닌다. 개인소비자 외에도 많은 카페가 1킬로커피의 고객인 만큼, ‘카페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소홀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샘플을 주고 나오기만 하거나 문전박대를 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대표는 여전히 카페가 요구하는 것을 듣고자 한다. 카페 주인과 대화를 나누며 살아있는 커피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다. 
“가령 어느 카페는 다크하게 볶은 원두만을 찾는다. ‘원빵’으로 쓰려고 그러는 거다. 아메리카노는 원래 쓰니까 괜찮고, 라떼에는 다크한 커피가 더 어울리지 않나. 원래는 그러면 안 되지만 그 카페는 그렇게 볶아주길 원하는 거다. 왜 그런가 봤더니, 아메리카노와 라떼를 구분해 원두를 쓰려면 그라인더를 두 대 놓고 운영을 해야 한단다. 우리는 그런 포커스에 맞춰 제품을 개발한다. 그래서 여전히 샘플을 들고 카페를 찾는다.”
이상호 대표가 추구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다른 측면은 부가가치에 있다. 이 대표는 1킬로커피를 구매한 카페가 완제품 그대로 사용하길 원치 않는다. 카페 주인이 직접 손을 대서 그 카페만의 부가가치를 지닌 커피로 탄생하길 원한다. 그래서 카페예는 소비자 기호에 맞춰 종류는 계속 늘려간다. 제품개발 방향은 물론 산지종류를 늘려가는 것도 그래서다. 카페예가 바라보는 소비자는 개인에 그치지 않는다. B2C의 C는 Consumer이자 Cafe이기도 하다. 어떤 부가가치를 창조할 지 모르니 카페예는 그 종류를 계속 만들어내려는 것이다. 
또 있다. 이 대표가 생각하는 커피의 커뮤니케이션에는 생산지의 요구사항도 있다. 커피를 생산하는 국가, 즉 커피벨트에 위치한 나라들은 커피가 가장 만만한 국가들이다. 다시 말하면 커피사업에 국가의 사활을 건 셈이다. 실제 커피는 석유 다음으로 가장 큰 시장이다. 우리가 평소에는 들어보지도 못한 우간다, 르완다 같은 나라들은 커피를 재배하고 그 커피를 팔아 국가재정을 이어간다. 그러니 국가 단위로 유럽이나 아시아를 돌며 전시를 찾아 부스를 내고 자국 커피 홍보에 열을 올린다. 소위 자기들이 먹고 살기 위해 뭐든 계속 개발하고 팔려고 애를 쓰는 셈이다. 1킬로커피에서 만날 수 있는 커피 산지 종류가 계속 늘어나는 또 한 가지 이유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생산지의 요구사항,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모두 맞춰준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커피는 양쪽의 요구사항을 모두 맞춰가는 것’이 이상호 대표의 생각이다. 그리고 동시에 카페예가 내놓는 마케팅 포인트이기도 하다.
‘커피는 무겁게, 가격은 가볍게!’를 상징하는 1킬로커피의 B.I.(Brand Identity)는 사뭇 카페예가 추구하는 커뮤니케이션을 닮았다. 커피가 담긴 천칭저울 왼쪽은 조금 내려앉고, 돈이 든 반대쪽은 가벼운 듯 살짝 위로 올랐다. 소위 커피벨트국가는 개발도상국, 커피소비국가는 선진국이란 고정관념으로 바라보면, 살짝 ‘웃픈’ 느낌도 든다.

커피만 파는 게 아니라 문화도 팔고 싶다
반도체 사업에 종사했던 이상호 대표는 2010년 ㈜카페예의 문을 열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터져 금융이며 부동산, 자동차, 건설, 조선 등 고꾸라지지 않는 사업이 없던 때, 커피는 꾸준히 오르막을 형성했다는 데 주목했다. 가장 잘 할 수 있었던 일이 손으로 만지는 일이었으니, 커피를 제조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2년 여 카페를 직접 운영하며 시장과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체험하며 이해를 했다. 시장경제가 어려워지던 상황에서도 새로운 사업을 택해 지금까지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러나 제조를 하려면 원재료가 필요한 법, 이 대표는 재료를 구하기 위해 직접 산지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곳이 아프리카든 남미든. 직장생활 20년간 단 한 번도 해외출장을 가본 적 없던 이 대표가 지금은 남들이 안 가는 나라를 여러 번 다니는 이유다. 
“쾌적한 환경을 갖춘 나라들은 아니다. 그런데 그런 부분이 나와 맞아 떨어져서, 커피를 하면서 좋은 게 그 부분이다.” 이 대표는 여러 국가를 돌며 그 나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그들의 역사에 눈길을 멈췄다. 
아프리카에 위치한 르완다의 경우 후투족과 투치족의 내전으로 인한 대학살을 경험한 나라다. 100여 일에 가까운 기간에 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불과 24년 전인 1994년의 일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나라지만, 그 아름다움 뒤에 말 못할 슬픔이 있는 곳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봄, 르완다대사관에서 열린 ‘Kwibuka 24’에 다녀왔다. 키부카는 1994년 당시 내전의 학살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행사다. 전세계 사람들이 잠시라도 르완다의 인종학살 역사와 통합, 화해의 이야기를 교훈으로 삼을 수 있도록,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마음에 새겨달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이 대표는 1킬로커피를 통해 르완다와 인연을 맺은 후 매년 르완다 대사관에서 열리는 행사를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내전의 아픔을 딛고 커피를 통해 부흥을 꿈꾸는 르완다의 화해와 통합을 바라는 마음에서다. 
르완다뿐만이 아니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1킬로커피, 즉 카페예는 콜롬비아 독립기념일, 아프리카의 날 행사 등에 빠지지 않고 참여한다.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해당 국가의 커피를 건네며 그들에게 격려와 관심을 보내자고 제안한다.



커피벨트에 위치한 나라 대부분은 우리보다 잘 살지 않는 곳들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췄지만, 제국주의기를 거치며 제1의 침략대상이 됐던 나라들이다. 그들은 여전히 인간으로서의 삶을 복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인터넷과 택배의 편리함이 그곳에선 조금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 
그럼에도 ‘(그 나라들이) 나와 맞아 떨어졌다’고 이 대표가 자신 있게 말을 꺼내는 데는, 커피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이 분명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이 대표가 소비자만이 아닌 생산자의 요구에도 부흥하는 방법이리라.

“커피를 하면서 우리가 몰랐던, 끔찍하고 안타까운 사실들이 너무나 많음을 실감했다. 커피가 그런 사실과 나 자신을 연결시켜 줬다는 생각을 한다. 카페예의 마케팅 방법이 뭐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커피만을 파는 게 아닌 그 커피를 생산한 나라와 사람들, 역사, 문화를 함께 얹어서 파는 것이다. 커피만 파는 게 아니라 문화도 함께 팔고 싶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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