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천 카페거리의 나만 알고 싶은 카페, ‘세컨브레스’



이국적인 맛과 풍경을 표현하다

양재천 카페거리의 나만 알고 싶은 카페, 세컨브레스

Editor · Photo 지우탁

작은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재천을 마주 보고 있는 작은 거리가 있다. 양재의 명소 중 하나인 양재천 카페거리로, 길을 따라 수많은 카페와 맛집, 소품샵이 늘어서 있는 아기자기한 거리다. 봄이면 벚꽃이 흩날리며 꽃길을 만들고, 해가 지면 길을 따라 가로등이 켜지면서 은은한 매력이 거리를 비춘다. 이 거리의 한편에 세컨브레스가 자리하고 있다. 벌써 6년 동안 자리를 지키며 근처 주민들은 물론, 먼 곳에서도 찾아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말 그대로 핫플레이스다.

빈티지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자전거 두 대가 밖에 세워져 있지만 정면의 창틀은 선은 클래식하고 그레이 벽돌은 모던한 느낌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각각 다른 모양의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 있다. 한눈에 봐도 인기 있을 것 같은 빈백이 놓인 자리와 양재천의 푸른 산책길이 보이는 창가석은 물론 바가 살짝 들여다보이는 안쪽 자리까지, 조금이라도 어설프면 어지러울 수 있는 가구들이 서로 조화롭게, 인테리어에 녹아들도록 자리하고 있어 마치 잘 꾸민 편집샵을 방문한 듯했다. 공간을 꾸민 이의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가구제작자에서 카페 사장님으로
세컨브레스의 김종일 대표는 본래 가구를 만드는 가구제작자다. 공방에서 가구를 제작해서 판매를 하다 보니 쇼룸의 필요성을 느꼈다. 임대료나 유동인구 등을 고려하고 결정한 장소가 지금의 자리였다. 그렇게 2014년 1월 1일, 계약을 하고 상표를 등록하는 등 준비를 하다 보니 문득 ‘쇼룸으로만 운영하기에는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제작한 의자와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즐기면 더 인상적일 것 같았다. 그렇게 카페를 겸한 쇼룸으로 방향을 잡았고, 그 결과 그가 손수 만든 의자와 테이블에 앉아 그가 내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세컨브레스가 탄생했다.
3개월 동안 인테리어 공사를 한 뒤 같은 해 4월 초, 매장을 오픈했다. 그의 이력과 본래의 목적에 걸맞게 세컨브레스에 있는 테이블이나 의자, 선반 등 모든 가구가 그의 작품이다. 무엇 하나 그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물론 원하는 손님에게는 판매도 하고 있다.
“매장에 배치하는 가구들은 조금씩 변화를 주기도 해요. 무작정 바꾸는 건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유지보수가 필요한 경우가 생기는데, 새롭게 제작하거나 조금 손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변화를 주고는 해요”
실제로 SNS 등을 통해 확인하면 세컨브레스에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알 수 있는 자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처음에 비해 조금 더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었다. 김대표의 가구 제작자로서의 능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생경하고 이국적인 풍경에 감각을 더하다
세컨브레스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양한 콘셉트가 어우러진 공간이다. 개성이 강한 듯하면서도 무난하고, 전체적으로 보면 자연스럽고 이국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인테리어 콘셉트를 물은 기자의 질문에 김대표는 “고객들에게서도 인테리어 콘셉트에 대한 질문을 자주 듣는 편이다”며 또”특별하게 어떤 콘셉트를 생각한 건 없다”고 덧붙였다. 그가 카페 인테리어에 있어 중요시한 것은 오직 ‘생경함’뿐이었다. 
“오픈을 준비하던 당시에, 다른 카페들과는 다른 풍경을 만들고자 했어요.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이국적인 느낌을 연출하고자 했죠. 흔하지 않지만 깔끔하고 심플한, 전체적으로 보면 이국적인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그렇기에 인테리어 또한 그가 희망하는 대로 진행됐다. 방향성만 정한 뒤 자신의 감각에 의존해서 매장을 꾸몄다. 그렇게 완성된 카페를 방문한 사람들은 세컨브레스를 인테리어가 예쁜 카페로 SNS에 업로드하는 한 편, 앞선 김대표의 말처럼 어떤 콘셉트인지 물어오기도 한다. 이는 그의 감각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흠잡을 곳 없는 커피
처음에는 카페는 물론 커피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 주변에서 실력이 굉장히 좋다고 알려진 분을 통해 라마르조꼬를 추천받았다. 브랜드를 보고 선택한 것이 아닌, 가장 적절한 머신을 찾아 비교하고 분석한 끝에 내린 선택이었다.
“몇 시간 동안 추출을 반복해도 온도와 압력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성능과 높은 능력치가 마음에 들었어요. 최근에는 더 비싸거나 성능이 월등한 머신이 많이 나오기도 했지만 매장에서 제공하는 컵의 사이즈나 원하는 수준의 맛을 구현하기에 가장 적절한 머신을 고심해서 선택했죠”
사용하는 원두에도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카페를 오픈하던 당시, 로스터리 카페가 막 생겨나던 때였는데, 트렌드에 따라 가격은 좀 높은 편이었지만 개성이 뚜렷한 원두를 사용했다. 마시는 순간 산미나 꽃향기가 입안 가득 퍼지는, 특징이 두드러지는 원두들이었다. 하지만 2년 전부터 개성있는 원두 대신 묵직한 바디감을 느낄 수 있는, 기본에 충실한 원두로 변경했다.
“개성이 뚜렷한 원두로 내린 커피를 마시면 다음 날은 조금 마시기 힘들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말한 김대표는 이어서 “원두를 바꾼 뒤로는 훨씬 부담이 줄어 매일 마셔도 거부감이 없다”고 전했다. 무난하고 쉽게, 거부감 없이 마실 수 있으면서도 어느 부분 하나 흠잡을 곳 없는 커피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세컨시그니처
세컨브레스에는 특별한 메뉴들이 존재한다. 일반 커피 메뉴에 대해서도 ‘맛있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눈에 띄는 메뉴는 역시 ‘세컨시그니처’시리즈다. ‘세컨시그니처라떼’를 시작으로 에이드와 티에도 세컨브레스만의 시그니처 메뉴가 존재한다. 실제로 매장을 찾는 이들이 즐겨 찾는 메뉴로, SNS를 보면 생소하면서도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맛이라며 강력 추천하는 내용이 가득하다.
“개인적으로 누군가에게 잘 배우지 않는 편이에요. 혼자서 하다 보면 원리가 보이고 요령도 조금씩 생기더라고요. 카페를 운영하면서 손님들이 어떤 맛을 원하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어요. 단맛은 좋지만 달기만 한 것보다는 마시는 순간 적당한 포만감을 주고, 여기에 에스프레소의 비중을 높여서 커피의 맛과 향이 풍부하게 느껴지게 하는 식으로 말이죠”
메뉴에서도 생경함을 연출하려 했다. 우리나라는 물론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맛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렇다고 특이한 맛을 추구한 것이 아닌, 카페를 운영하면서 예리한 감각으로 캐치한 대중의 취향을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이를 구현하고자 했다. “이전에는 메뉴가 더 다양했다”고 말한 그는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지금의 메뉴로 축소했는데, 아직도 그때 메뉴들을 찾는 분이 있기도 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메뉴 중 하나인 세컨시그니처라떼는 세컨브레스를 찾는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메뉴다. 실제로 이를 마셔봤는데 지금껏 먹어본 적 없는 고소하면서도 단맛이 입안에 가득 퍼졌고, 그가 설명했던 포만감이 어떤 의미인지 바로 와 닿았다. 그러면서도 에스프레소의 진한 맛이 인상적이었는데 저절로 레시피가 궁금해지는 중독성 강한 맛이었다. 김대표는 “세컨시그니처라떼는 일반 커피 메뉴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나가는 메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시그니처 메뉴들이 인기가 많은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일반 커피메뉴의 선호도가 더 높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초반에는 산미와 향이 강하고 풍부한 원두를 사용했기 때문.
“아메리카노에서부터 맛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했어요. 오히려 부담없는, 기본에 충실한 원두를 사용하면서 호불호 없이 모두의 입맛에 맞는 커피가 된 것 같아요”
커피 자체는 뚜렷한 특징은 없지만 커피라는 그 자체의 기본성격에 충실한 맛과 향으로 모두를 만족시켰다. 대신 시그니처 메뉴들에 보다 확실한 개성을 주면서 포인트를 준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일반커피메뉴와 시그니처메뉴를 서로 조화롭게 함으로써 밸런스를 잡았다.



세컨브레스의 마스코트, 양재천
세컨브레스에는 마스코트 같은 존재가 있다. 윤기가 흐르는 검은 털에 영롱한 눈빛이 인상적인, 고양이 재천이다. 처음 만난 장소인 이곳의 이름을 따서 양재천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오픈한 해 12월 초에 처음 만났어요.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날이었는데, 카페 뒤편에서 어린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들렸어요. 보아하니 가장 추운 때에 독립을 할 시기를 맞이한 것 같더라고요. 저대로 두면 얼어 죽겠다는 생각에 카페에 있던 박스에 구멍을 뚫어서 구석에 뒀죠. 나중에 가보니 안으로 들어가 있길래 바로 따뜻한 곳으로 옮겼다가 병원으로 데려갔어요”
그해 겨울만 나고 갈길 가라는 심정이었는데 그러다 친해지고 정이 들었다. 초반에는 여전히 경계심이 많아 구석에 숨어있었기 때문에 손님들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서서히 친해지면서 만질 수 있게 되었고, 지금도 시크하지만 애교도 많은 모두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존재가 됐다. 실제로 재천이를 보기 위해 카페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다. 

Location
서울 서초구 양재천로 95-2
02-575-9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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