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人 토크 (8) - 서래수 김정희 대표



커피人 토크 (8)

꽉 차지만 깔끔한 커피
손끝으로 깊은 커피향미를 내린다

서래수 김정희 대표

 
서래마을 조용한 주택가에 핸드드립으로 농밀하고 꽉 찬 커피를 내놓은 카페 서래수의 김정희 대표. 섬세하게 추출한 커피에는 풍부한 향과 단맛이 감돈다. 커피와 인연을 맺고 늘 새로운 질문에 답을 찾으며 도전한 커피여정, 멜리타아로마드립퍼를 사용해서 독특한 핸드드립 스타일을 만든 김정희 대표의 커피 이야기를 듣는다. 

카페 서래수는 조용한 주택을 카페로 꾸며서 2007년부터 운영해왔다. 서래마을은 도심 속에 조용한 쉼표 같은 지역인데 서래마을 중에서도 서래수의 위치는 작은 휴식처 같은 느낌이 든다. 이곳에서 추구하고 있는 핸드드립커피의 맛과 향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커피의 기본은 향과 맛의 표현이다. 풍부하고 농축된 느낌의 향을 담으면서, 떫거나 탁함이 없는 단맛을 최대한 끌어낸 커피를 추구하고 있다. 



멜리타(아로마)드립퍼를 메인 추출도구로 사용하는 카페는 아주 드문 편인데 멜리타드립퍼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고 어떤 느낌이 다르게 표현되는지?
멜리타드립퍼로 추출을 해보면 우선 추출시간이 길다. 멜리타사에서도 진한 커피에 적합하다고 설명을 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과추출된 뭔가 부담스러운 것이 있었다. 그렇지만 멜리타드립퍼를 사용할 때 인상적인 것은 다른 드립퍼에 비해 풍부한 향을 담아내는 것이었다. 그래서 잡미를 잡고 매장에 맞게 추출스타일을 정리한다면 서래수만의 맛을 표현해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매장 오픈을 준비할 때 사이폰이나 융드립을 고민하던 중에 멜리타(아로마)드립퍼가 새로 출시되었고 누구도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택한 것도 이유다.(웃음)

어떤 방식으로 서래수의 추출스타일을 정리했는지? 
오랫동안 질문을 던지면서 수정을 거듭해 왔는데 간략히 요약하면 긴 추출시간에 따른 잡맛을 잡고, 농후한 향은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커피를 만들자는 목표가 있었다. 방법적으로는 추출 전체 시간에서 뒷부분을 짧게 정리하는 것이 포인트다. 조심스러운 물줄기로 진하고 짧게 추출을 마무리 한 뒤 물을 희석해도 물맛이 나지 않고 단맛이 살아있는 커피를 만들고 있다. 

어떤 단계로 핸드드립추출을 진행하는가?
물줄기의 정도를 조절하는 것, 커피 위에 올리는 낙차를 고려하는 것, 안정적인 물줄기의 흐름을 유지하면서 천천히 회전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리고 물을 올리는 타이밍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잔을 내릴 때 보통 20g, 스트롱커피는 30g의 커피를 사용해서 뜸을 들인 후 40~50초 후에 첫 번째 80ml를 추출, 두 번째는 50ml를 더 추출하고 끝을 낸다. 



물줄기를 잘 다스리고, 컨트롤해야하지만 이것이 참 어려운 일이다. 이 부분을 어떻게 설명해 줄 수 있는지? 
점으로 방울방울 물을 떨어뜨리며 추출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그것이 어렵다면 얇게 물을 떨어뜨리되 주전자의 주둥이에서 물줄기가 뒤로 말려서 타고 내리듯 조심스럽게 물을 흘린다. 이런 방식으로 1차 추출 80ml까지 최대한 섬세하게 진행하면서 커피향미를 최대한 뽑는다. 이후 2차 추출은 얇은 물줄기로 120ml까지 진행한다. 여기에 50~60ml의 물을 더해서 손님에게 제공하는데 제대로 추출한 커피는 물을 희석해도 워터리함보다 깔끔하지만 단단하고 꽉 찬 느낌의 커피가 만들어진다.

이런 방식을 다양한 로스팅포인트의 커피에 다 적용하는지?
미디움과 스트롱은 앞의 방법으로 하고 약볶음이나 농도가 연한 커피를 추출할 때는 짧게 여러 차례의 추출을 통해 에센스를 추출한 뒤 희석해서 고객에게 서비스한다. 이렇게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서래수의 맛을 지키기 위해서 직원들의 교육도 신경을 많이 쓸 것 같고, 교육시간도 꽤 오래 필요할 것 같다. 
직원이 핸드드립추출을 할 때는 자신이 가장 잘 추출할 수 있는 드립퍼를 선택하게 하고 잡미가 느껴지지 않도록 주의시킨다. 손님에게는 어떤 도구를 사용한 커피인지 보다 더 좋은 맛을 추출한 커피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텝 각자가 최선의 추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매장에 있을 때는 어떤 상황에도 직접 커피를 추출해서 서비스 한다. 그것이 서래수를 찾아준 고객에 대한 매너라고 생각한다. 

핸드드립추출은 커피로스팅과 연계되어 있으면서 대표의 취향에 따라, 고객의 반응에 따라, 수입된 생두의 상태에 따라 스타일이 조금씩 변하게 마련이다. 서래수의 커피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 
커피를 탐구하고 계속 마시다 보면 조금씩 진한 커피에 익숙하게 된다. 때문에 부드러운 커피의 즐거움을 놓치지 않도록 경계하고 있다. 카페를 운영하던 초기에 계속 강하게 바뀌는 것을 고객의 지적으로 알게 된 경우도 있다. 어떤 커피매니아는 한 방울의 물도 거부하고 강한 커피를 원하는데 스트롱한 커피가 진해서 쓰기만 한 것인지 농밀하고 풍부한 것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반대로 연한 커피는 좋은 향이 퍼지면서 단맛이 도는지 확인해야 한다.
카페를 연 초기에는 커피 맛이 매일매일 바뀌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고객에게 서비스 할 때도 있었다. 어느 날 손님들이 맛있다고 했던 것은 진심일까? 인사치례일까? 이런 의문을 갖고 모든 것을 다시 점검했었다. 내 커피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커피에서 느껴지는 단맛을 어떻게 관찰하는지 궁금하다.
커피의 단맛은 향을 통해서 바로 느낄 수 있다. 그 강도가 커피마다 다르지만 좋은 커피를 잘 내리면 커피에서 피어나는 달달함이 고객에게 전달된다. 기분 좋은 느낌이다. 그리고 서버에 남아있는 향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 남아 있는 향이 풍부하면 잘 내려졌다는 표시다. 

매장에서 싱글오리진 커피는 몇 가지 정도 취급하고 있는지?
좀 많은데 항상 20~30가지 정도를 로스팅하고 있다. 에티오피아만 10가지 정도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과 욕심을 낸 결과인데 메뉴로 다 내 놓지는 않고 몇 가지를 단골들에게만 선보인다. 사실 맛있다는 커피는 몇 가지되지 않기 때문에 줄일 계획이다. 에티오피아 워시드와 내추럴, 케냐, 과테말라 그리고 만델린이 중심이 될 것이다. 

아주 섬세하게 커피로스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과정으로 커피로스팅을 진행해왔는지 궁금하다.
서래수의 맛과 향을 정리해 오면서 추출과 연계된 커피로스팅을 제대로 하고 있는 가에 대해 늘 고민하고 답을 찾았다. 여러 가능성을 염두하고 계속 묻고 다양한 측면으로 검토해왔다. 태환 1kg로스터기를 계속 사용하면서 표현할 수 있는 맛의 최대치와 한계도 느꼈다. 다양한 로스터기는 어떤 표현이 가능할까 궁금해서 많이 다니면서 기회를 만들고 풍미의 차이를 공부했다. 내가 사용하는 기계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방향이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처음 선택한 태환 1kg로스터기를 계속 사용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커피로스팅 프로파일이 궁금하다.
1~1.2kg의 생두를 215℃에 투입하고 9~10분 정도에 배출한다. 투입 초반에는 중약의 화력으로 3분 터닝포인트까지, 중강으로 올려주고 5분 정도까지, 80%정도의 화력으로 올려서 캐러멜화가 진행되면서 1차 크랙이 제법 활발하게 진행될 때까지 유지하고 이후에 아주 약하게 불을 낮춰서 배출까지 진행한다. 보편적으로 많이 진행하는 구조다. 배기는 초반에 최대 개방을 하고 중반에는 30~40%개방해서 1차 크랙이 활발할 때까지, 이후에는 70~80%로 잠시 열었다가 50%개방으로 바꿔서 마무리까지 진행한다. 

커피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25년쯤 전 커피를 잘 모를 때, 라디오프로그램에서 커피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바리스타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듣고 ‘그것 참 괜찮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마음속에 두었다가 커피를 배울 수 있다는 곳을 알게 되고 매장을 오픈하기 전 열심히 찾아서 배웠다. 그때는 카페를 꼭 열어야지 했던 것 보다 커피를 배우고 알아가는 것이 매력적이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커피는 김정희 대표에게 어떤 대상인가?
내가 즐겁게 빠져들고 집중할 수 있는 평생 첫 번째 일이 커피였다. 그런 마음으로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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