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의 카페 경영 노하우] 열정은 지치지 않는 것이다



열정은 지치지 않는 것이다

조성민 바리스타의 카페 경영 노하우

일본 후쿠오카에 카페 탐방을 다녀왔다. 카페허밍이라는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는 3개 지점의 오너들과 매년 10월, 국내 카페 탐방을 다니고 있었는데, 돈을 조금씩 더 모아서 해외로도 가보자는 의견이 있었고, 이번에 처음으로 해외 카페 탐방을 가게 된 것이다.

투어 경비는 매달 1인 9만 원.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금액이다. 9만 원씩 1년을 모으니 일본으로 카페 탐방을 갈 수 있었다. 일본 후쿠오카의 로컬 카페가 발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첫 해외 카페 탐방은 후쿠오카로 가기로 했다. 우리가 간 곳은 후쿠오카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인 ‘브라질 레일로’였는데 1934년에 오픈한 곳이다. 할머니 바리스타 두 분이 바에서 커피를 만들고, 바 안쪽에는 주방이 있었다. 2층으로 된 카페는 모두 만석이었다. 우리 팀은 비엔나커피와 샌드위치, 그리고 파르페를 시켰다. 일본 특유의 강배전 원두로 내린 커피와 엔틱한 잔!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목소리 큰 것이 열정이 아니다. 열정은 지치지 않는 것이다”
나의 멘토인 강규형 대표님이 강의할 때마다 늘 강조하는 말이다. 비즈니스든 장사든 지치면 끝이다. 카페 브라질 레일로를 보면서 ‘강한 자가 오래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1934년. 지금의 나로서는 아득한 시간이다. 내가 커피에 입문한 지 이제 겨우 9년. 이 짧은 시간 동안에도 이렇게나 많은 일이 있었는데 1934년이라니.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에 오픈한 카페라니. 그런 생각과 동시에 ‘그 당시 브라질 레일로 말고도 얼마나 많은 카페가 존재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카페가 생겼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했을 것이다. 그런 시간을 오롯이 보내고 그 자리에 있는 카페는 결국 그 땅의 상징인 ‘랜드마크’가 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됐다.

최근에 우리 카페에서 함께 일했던 바리스타 한 명이 자신의 카페를 오픈했다. 모두 알겠지만 오픈하고 나면 해야 하는 일에 끝이 없다. 그 친구에게 늘 말한다. 지치면 모든 게 끝이라고. 장사를 해보니, 그리고 장사를 했던 선배들을 보니 장사는 망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쳐서 끝나는 것이라고 말이다. 카페의 오너라면 지치지 않게 그때그때 충전을 잘해줘야 한다. 미국의 백만장자들은 일 년 계획을 세울 때 휴가 계획부터 잡는다고 한다. 일 년 중 여름휴가와 겨울휴가 일정을 먼저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전략적 휴식’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이 ‘전략적 휴식’을 머리로만 이해했다. 하지만 내가 막상 카페를 운영하는 오너가 되어보니 꼭 필요한 전략이었다. 장사도 인생도 1~2년 안에 승패가 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길게 봐야 하고, 긴 호흡으로 가야 되는 것이다. 낮잠 자기, 독서, 여행. 등등 여러 충전법이 있다. 낮잠 자기가 육체적인 충전이라면 독서는 정신적인 충전이다. 그중 여행은 경험적인 충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는 여행이라는 경험적 충전에 대해서 더 깊게 다뤄본다.

카페를 운영하다 보면 여행 일정을 빼기가 쉽지 않다. 특히 카페가 작을수록 더 그렇다. 1인 카페 같은 경우 돈과 시간을 빼서 여행을 가는 것에는 일종의 결단마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 카페를 운영하려면 충전은 꼭 필요하다.

요즘 내가 강의나 만남에서 작은 카페 사장님들에게 권하는 방법이 하나 있다. 바로 ‘돈천장 여행법’이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마감을 하고 남은 현금을 입금 전에 매일 1만 원씩만 빼둔다. 그런 다음 그 1만 원을 침실 천장에 붙여 놓는 것이다. 그렇게 매일매일 붙이면 1년이면 365만 원이 된다. 오너라면 마감하고 난 후에 그 1만 원을 없는 셈 치는 것이다. 혹은 하루에 1만 원씩 더 팔 방법을 궁리해보면 더 좋다. 내가 직접 붙여보니 돈을 있는 그대로 붙이면 테이프 때문에 지폐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서 고안한 방법이 천원샵에 가서 비닐로 되어 있는 작은 사탕 포장지를 사는 것이었다. 1,000원짜리를 사면 그 안에 30장이 들어있다. 1달에 1봉씩 사면되는 것이다.

365만 원이면 4인 가족을 기준으로 동남아 쪽 해외여행 1번과 국내 여행 1번을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금액이다. 만약 미혼이고 1인 카페라면 해외여행을 2번 가거나 유럽에도 다녀올 수 있는 금액이다.

카페에서 일만 하다 보면 그곳에 마치 갇혀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처음에는 그토록 원하던 나만의 카페 창업이었는데 말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경험적 충전이다. 바리스타로 손님을 만나던 일상에서 벗어나 손님이 되어서 바리스타들을 만나보는 것이다. 오랜만에 손님의 관점으로 다른 카페를 바라보는 것이다. 손님의 관점으로 다른 카페를 바라보면 결국 자신의 카페를 뒤돌아보게 된다. 나는 일본 후쿠오카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인 브라질에 일로에서 내가 운영하는 카페의 ‘오래된 미래’를 볼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모습의 카페가 되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을 만나면 대부분 돈도 시간도 없다고 합니다.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돈은 하루에 1만 원씩만 빼서 천장에 붙여보자. 시간은 일 년 계획을 세울 때 미리 빼보자. 그렇게 돈이 모이면 여행을 한 번 훌쩍 떠나보자. 카페는 문을 닫고 가도 되고, 함께 하는 바리스타에게 맡기고 가도 된다. 그때까지 바리스타가 모든 메뉴를 만들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면 메뉴를 한 가지만 팔면서 이벤트를 진행해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오너가 여행을 간 기간 동안은 아메리카노만 파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에는 아메리카노를 사면 케이크나 쿠키를 주는 행사를 진행해도 된다. 방법은 많다. 중요한 것은 카페를 운영하는 주체가 지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다. 열정은 목소리 큰 것이 아니다. 12시간, 15시간을 일하는 것이 열정이 아니다. 열정은 지치지 않는 것이다. 지치면 모든 것이 끝난다. 이제는 한 번 전략적 휴식을 계획에 넣어 보자.

강한 카페가 오래가는 것이 아니다. 오래 가는 카페가 강한 카페다.

WEBZINE "카페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