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ide | Cacao 카카오의 발효와 건조 (1)

타와우 김창용의 카카오 파헤치기 (5)
카카오의 발효와 건조 (1)
Reporter 김창용(말레이시아 미줄라 코코 기술이사/eddietawau@gmail.com)
 
발효 일반
카카오에서 초콜릿이 되는 전 과정은 크게 농장 프로세싱(카카오 가공 단계-수확, 발효/건조 및 보관)과 공장 프로세싱(초콜릿 가공 단계-초콜릿 제조)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백미로 꼽히는 단계가 바로 카카오의 발효와 건조다. 이는 카카오 빈이 적절한 발효와 건조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우리가 알고 있는 초콜릿 향미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발효 이전의 카카오 빈은 그저 쓰고 떫은, 풋내가 나는 콩에 불과하다. (아래 도표 참조)


카카오 발효 전후의 향미 변화
 
모든 발효 과정이 그렇듯 카카오 발효 또한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화학적 변화의 산물이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부산물로 생산되는 알코올(에탄몰+물)과 냄새 그리고 빈 색깔의 변화와 같은 매우 직관적인 물리적 변화 뿐이다. 카카오의 발효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알코올의 생성이다. 카카오 100kg를 발효하면 약 5리터의 알코올(에탄올+물)을 얻을 수 있어 발효 현장에서는 이를 두고 ‘땀을 흘린다’(sweating)고 표현하기도 한다.
카카오 관련 학자들은 종종 카카오 발효를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발효라고 칭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다른 발효처럼 인위적으로 온도를 높여주거나 별도의 이스트 첨가 없이 그저 과육이 있는 빈을 쌓아 놓는 것 만으로도 발효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카카오 발효에 도움을 주는 이스트를 와일드 이스트(wild yeast)라고 표현한다. 이는 제빵이나 주조에 사용되는 특정한 이스트와 달리 자연 상태에 있는 불특정 이스트가 카카오 발효를 돕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 발효는 자연 상태에서 가능한 가장 자연스럽고 쉬운 발효라 할 수 있다.
카카오 발효가 이렇게 일면 쉽고 단순해 보이는 데는 우선 카카오 과육(pulp sugar)의 양이 다른 열대 작물에 비해 월등하기 때문이다. 갓 수확한 카카오 빈 한 개의 무게에서 과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15%를 넘는다. 풍부한 과육은 발효의 첫 단계인 당 분해에 유리한 조건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더해서 카카오 재배지역이 열대 지역이다 보니 평균 기온 또한 발효에 적합한 30℃ 이상이다. 아래 그림은 카카오 발효 과정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는 것이다.


위 그림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발효의 첫 단계는 이스트가 당(다당류인 글루코스)을 에탄올로 전환하는 당(과육) 분해 과정이다. 약 48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이 과정은 파스퇴르의 말대로 ‘공기를 사용하지 않는 호흡’, 즉 혐기성 발효 단계에 해당한다. 젖산균이 활동하는 시기도 이 때다. 이틀 후 카카오 빈을 뒤섞어 주게 되면 박테리아(주로 아세트산균)가 공기중의 산소를 이용해서 에탄올을 아세트산으로 변환하게 된다. 이 단계가 반복되는 동안 생성된 아세트산과 젖산이 카카오 빈 내부로 침투, 세포벽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화학적 변화를 이끌어 내게 된다. 비로소 우리가 알고 있는 초콜릿 향미가 생성되는 것이다.(아래 화학식 참조) 현재까지 연구된 바로는 이러한 발효 과정을 통해 약 400여 가지의 화학적 변화가 카카오 빈 내부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륙별, 품종별로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위 자료에서 보듯 카카오 과육은 풍부한 당분(과육의 10%)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직접 카카오 과육을 먹어봐도 느낄 수 있다. 반투명의 희고 달콤새콤한 과육은 11~12브릭스(brix)정도의 당도를 가지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커피앤티> 6월호(197호)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