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수의 리테일숍 브랜드 ‘TONYA’, 한국 커피시장을 노크하다



일본 유수의 리테일숍 브랜드 ‘TONYA’

한국 커피시장을 노크하다

Editor 지영구

지난달 10일 기흥에 직영본점 오픈
즉석로스팅 베이스의 용품카페 가동


독일에 치보(Tchibo)가 있다면, 일본에는 톤야(Tonya)가 있다.
치보는 독일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한 커피 리테일숍 브랜드다. 커피가 일상화되어 있는 독일에서는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이 매장을 즐겨 찾는다. 도심상권은 물론 쇼핑몰과 백화점, 주택가 인근의 다운타운 등에서 손쉽게 접하고 친근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보의 강점을 다양성과 친근성이다. 이곳에서는 원두커피를 비롯해 수천 가지의 카페용품을 만날 수 있다. 커피는 부담이 적고, 분위기는 동네 ‘구멍가게’처럼 편하다. 용품들로 빼곡한 진열장 사이를 오가며 각자의 취향이나 기호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성공에 힘입어 치보는 유기농 커피브랜드 ‘VISTA’, 에스프레소커피 전문 레스토랑 ‘Piacetto’ 인스턴트 원두커피와 캡슐커피 브랜드 ‘Davidoff’, 원두 자체의 맛과 향에 초점을 맞춘 ‘Eduscho’ 등을 잇달아 론칭했다. 깊고 풍부한 맛, 고급스러운 이미지, 세련된 디자인과 감성적인 마케팅을 통해 명실상부한 종합 커피회사로 발돋움한 것이다.



치보에 없는 ‘무엇’이 톤야에는 있다.
카페 관련용품 중심의 B2C 리테일숍을 근간으로 한다는 면에서 톤야는 치보와 닮은꼴이다. 친근한 이미지, 부담 없는 가격, 편안한 분위기를 지향한다는 점도 같다. 하지만 사업방식이나 마인드, 철학은 사뭇 다르다. 
커피톤야(Coffee Tonya)는 1988년 일본 요코하마에 첫 매장을 내며 커피사업에 발을 내디딘 중견회사다. 창업자인 미츠오 사토(Motsuo Sato) 대표이사는 19세 때부터 지금까지 50년간 커피사업을 해온 정통 커피인이다. 그의 인상은 이웃집 아저씨처럼 후덕하고 친근하다. 그는 잘 웃는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익힌 습관적 친절이 아니라 사심 없어 보이는, 그저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이다.
그 배경에는 초창기 커피기계를 수리하며 가정을 꾸려 온 그의 소박한 삶과 헝거리정신이 깃들어 있다. 사또 대표는 지금도 매월 수 차례씩 수천 킬로미터를 달려 국내외 매장을 오간다. 각 점포의 운영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그에게는 두 가지의 원칙이 있다.
하나는 체인점 형태를 지양하고 직영점만을 고집한다는 점이다. 천천히 가더라도 확실하게, 정확하게 가겠다는 신념의 소산이다. 그 배경에는 손해를 보더라도 스스로 감당하겠다는, 남에게 전가하지 않겠다는 결자해지의 마인드가 깔려 있다.
다른 하나는 반드시 정직원만 뽑는다는 것이다. 그는 평소 직원을 손님처럼, 가족처럼 대한다. 그래야 직원들 역시 주체적으로 움직이고, 고객을 진심으로 대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30년을 한결같이 지켜 온 이 두 가지 원칙은 어느덧 종교적 신념이 되고 철학으로 굳어져 있다.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휴머니티는 본성에서 비롯된다.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고, 내색이나 생색 없이도 통한다. 
톤야의 직영매장은 이번에 문을 연 한국 본점과 필리핀점, 일본 내 직영점을 포함해 모두 16곳. 비록 수적으로는 미약하지만, 톤야는 일본 내에서도 안정적이고 찬찬한 브랜드, 모범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바로 그 톤야가 한국에 왔다.
지난달 10일, 그랜드 오픈을 하면서 커피톤야의 한국 본점이 경기도 용인시 기흥에 들어섰다. 본점 운영 총 책임자인 이대중 부사장의 귀띔에 따르면 2년 가까이 다방면의 준비와 조율을 해왔다고 한다. 인테리어와 디스플레이도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쳤다. 평소에는 편한 사람이지만 일과 사업에 관한 한 철두철미한 준비와 확실한 결과를 추구하는 사토 대표의 마인드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준비기간이 길어지면서 주변에서는 ‘포기한 거 아니냐’는 나돌았을 정도.
이런 소문을 일축하며 문을 연 커피톤야 한국본점에는 ‘Fresh Roaster Coffee Tonya’란, 다소 긴 이름이 걸려 있다. 톤야의 출현을 잔뜩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다소 의아하게 여겨질 법한 모습이다. 전체 규모는 50평 남짓. 도심 핵심상권에 나 보란 듯이 내민 것도 아니고, 넓은 주자장이 있는 고급스러운 건물에 들어선 것도 아니다.
오픈 이벤트 역시 단촐하게 치렀다. 그 흔한 언론플레이도 하지 않았고, 행사 대행사를 불러 요란을 떨지도 않았다.


인테리어나 디스플레이가 화려한 것도 아니다.
홀 입구의 바를 중심으로 최소한의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했고, 나머지 공간은 모두 카페용품 진열에 할애했다. 진열장에는 각종 카페 기물과 부재료, 악세서리 등이 빼곡하게 배치돼 있다. 얼핏 보기에는 지역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리테일숍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커피를 이해하고 있는 마니아들은 두 가지 장면에 주목하게 된다.
우선은 즉석 원두커피를 핵심아이템으로 내세운다는 점이다. 고객이 직접 생두를 고르면 그 자리에서 바로, 원하는 정도로 볶아주는 방식이다. 로스팅 레벨은 모두 17단계. 원하면 현장에서 분쇄도 해준다. 신선도와 만족도가 높은 맞춤형 로스팅이다.
다음으로 100여 가지나 되는 생두들이다, 아직 국내 홈로팅 시장은 한정적이지만, 단순하고 편리한 가정용 기계의 보급과 함께 집에서 직접 커피를 볶고자 하는 수요는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커피시장은 전환기에 들어섰다.
1인가구와 싱글족이 늘어남에 따라 홈카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커피가 카페에서 가정으로 확산되면 즉석로스팅과 홈로스팅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생두와 원두 구매는 곧 관련기구와 액세서리, 부재료 구매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커피톤야에서는 이런 사실에 주목한다. 결국 B2B보다는 B2C 시장을, 현재보다는 1~2년 후를 내다봤다는 얘기다.
정치적으로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일본은 이웃나라다. 커피에 있어서는 선진국이자 주요 소비국이기도 하다. 커피톤야의 국내 커피시장 진출과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토 대표의 조심스러움 뒤에는 일본에서의 충분한 경험과 노하우가 깔려 있다. ‘천천히 가되, 확실하게 가자’는 만만디는 여전히 유효하고 위력적일 수 있다. 실속보다는 겉치레에 치중해 온 국내 커피업계에게는 더욱 그렇다.

일본 본사 홈페이지 www.tonya.co.jp
한국 본사 홈페이지 www.coffeetonya.co.kr 
주소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 15 (상가동 1층 101호) 
전화 : 031-281-2862 

 
“신속함이 곧 신선함이다”
커피톤야 국내 책임자 이대중 부사장

국내 본점을 열기까지 애를 많이 썼다고 들었다. 어떤 과정을 거쳤나?
2년 가까이 걸렸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한국 커피시장에 대해서도 공부를 많이 했다. 입지 선정에서부터 인테리어, 디스플레이 등 모든 면에서 여러 변수와 가능성을 면밀하게 검토했다. 대표님의 요구에 따라 몇 차례 인테리어 컨셉트를 수정했고, 디스플레이의 경우도 여러 번 고쳤다. 처음이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사토 대표는 어떤 분인가? 이웃집 아저씨 같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좋은 분이다. 회식이나 식사 자리에서는 격의 없는 얘기를 나눈다. 소탈한 성격인데다 인상도 편하고 부드럽다. 이 때문에 한국사람 아니냐는 얘길 종종 듣는다. 하지만 일에 있어서는 철두철미하다. 특히 직원관리와 시설관리 등 관리분야에 대해서는 조금의 오차나 빈틈도 용납하지 않는다. 분명한 소신과 확신을 바탕으로 결정하고, 결정된 일은 단호하게 집행한다.

독일의 치보와 비슷하다는 느낌은 받았다. 커피톤야는 어떤 회사인가?
톤야는 1988년 일본 요코하마에 1호점을 내면서 출발했다. 현재 일본에 14호점, 필리핀과 한국에 각각 1호점 등 총 16개의 직영점을 운영 중이다. 커피전문점과 용품점을 겸한 리테일숍이라고 보면 된다. 잔커피보다는 원두커피와 생두, 기계와 기구, 부재료, 액세서리 등 용품의 비중이 높다. 주 대상은 가정과 사무실 등 일반 소비대중이다. 
그런 면에서 치보와 유사하지만, 내용은 많이 다르다. 생두와 원두의 비중이 높은 것, 느리더라도 미래가 확실한 직영점만 열고 있다는 것, 모든 직원이 정직원이라는 것, 임직원 간에 격의가 없다는 것 등이 그렇다. 이는 사토 대표님의 신념이자 철학이기도 하다.

톤야 한국 책임자로 일하게 된 계기는?
가정용 로스터기 제조회사인 제네카페의 사업부장으로 일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커피톤야와 인연을 맺게 됐다. 일본인 특유의 근면함과 성실함, 30년 넘게 한우물을 파는 우직함, 직원들을 가족처럼 대하는 자상함 등 오늘날의 톤야를 가능케 한 경영철학에 이끌렸다. 비록 몸은 떠났지만, 지금도 제네카페와의 인연 만큼은 잘 이어가고 있다.

일본은 커피 선진국이다. 우리와 다른 점은 무엇이고, 배울 점은 또 무엇일까?
한국 커피산업은 빠르게 발전했다. 하지만 일본은 우리에 비해 서서히 성장했고, 생활 속에 깊숙히 자리잡았다. 우리는 커피 하면 카페를 떠올리지만, 일본인들은 원두와 추출을 생각한다. 그만큼 일상화되고 보편화됐다는 얘기다. 이는 커피가 더는 관심거리가 되지 않는다는 뜻도 된다.
커피의 일상화는 남 얘기만은 아니다. 우리에게도 곧 온다. 준비가 필요하다.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커피업계에 첫 발을 디딜 때만 해도 전문서적이 없었다. 그래서 서툰 실력으로 미국의 원서들을 찾아가며 배웠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책과 많이 다르더라. 커피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가르치는 분들이 맛을 결정하는 분위기였다. 맛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같은 커피라도 어떤 이는 맛있게 느끼는가 하면 다른 이는 쓰다고 한다.
결국 다양성과 개성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하다. 커피가 대중화될수록 그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커피톤야가 가장 강조하는 점은 무엇인가?
원두는 신선함이 생명이다. 그래서 톤야에서는 2~3분에 프렌치로스팅이 완료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로스팅이 빨라야 좋다는 얘긴 아니다.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결국 즉석로스팅이 답이라는 것이다.
커피톤야의 핵심가치는 다양성과 개성을 존중하자는 데 있다. 100여 가지나 되는 생두를 갖추고 현장에서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팔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비자 맞춤형 컨셉트인 셈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Tonya는 ‘유통’을 뜻하는 일본말이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커피와 어울리지 않는 듯하지만, 유통은소통과 통하고, 소통은 관계에서 비롯되는 거 아니겠나. 이렇게 본다면 유통은 ‘친구’라고 해석될 수 있다.
즉석로스팅은 커피톤야만의 색깔이자 소통창구다. 이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을 더욱 신선한 커피, 다양한 향미의 세계로 안내하고자 한다. 많은 ‘친구’를 만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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