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의 카페 경영 노하우] 소설에서 본 카페 마케팅 비법



소설에서 본 카페 마케팅 비법

조성민 바리스타의 카페 경영 노하우


Contributor 조성민(카페 허밍 대표)

어떤 양치기가 있었다. 날이 저문 어느 저녁, 그는 버려진 낡은 교회 앞에 다다르게 된다. 오래된 그 교회의 건물은 지붕은 무너졌고, 성물 보관소 자리에는 커다란 무화과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양치기는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마음먹는다. 그는 그날 밤 꿈을 꾸게 된다. 지난주에도 꿨던 바로 그 꿈이었다. 꿈속에서는 한 아이가 나왔다. 그 아이는 그를 이집트의 피라미드로 데려간 뒤 이렇게 말한다.

“만일 당신이 이곳에 오게 된다면 당신은 숨겨진 보물을 찾게 될 거예요.”

그 꿈을 꾼 후 양치기는 양을 전부 팔고, 보물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양치기의 이름은 산티아고. 바로 소설 ‘연금술사’의 이야기다. 
‘연금술사’는 파울로 코엘료의 대표작이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르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연금술사’에 나오는 마법 같은 이야기들이 그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다. 작가는 젊은 시절 연금술에 푹 빠져 있었고, 실제로 연금술사들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서론이 길었다. ‘커피와 카페에 대한 칼럼에서 뜬금없이 웬 소설?’이라고 생각하기 전에 조금만 더 연금술사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자. ‘연금술사’에서는 카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더 나아가 마케팅에 대한 방법도 나온다.

산티아고는 전 재산을 판 돈으로 바다 건너 아프리카로 간다. 그리고 그는 도착하자마자 사기를 당해 빈털터리가 된다. 빈털터리가 된 그는 언덕에 있는 한 크리스털 가게 앞을 지나가다 먼지가 소복하게 쌓인 크리스털 그릇들을 보고는 가게 주인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그릇에 있는 먼지를 닦아 드릴 테니 품삯으로 먹을 것을 달라는 것이었다. 사장은 침묵으로 동의를 표했고, 산티아고는 진열대에 있는 그릇들을 모두 깨끗이 닦았다. 그사이 손님 둘이 와서 크리스털 그릇을 몇 개 사갔다. 크리스털 가게의 사장은 그 장면을 보고 좋은 ‘표지’라고 생각해 산티아고를 채용한다.

크리스털 가게는 비탈진 거리의 꼭대기에서 3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예전에는 손님들로 북적이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옆 도시가 더 커지면서 손님들의 왕래가 뜸해졌다. 이제는 가게에 오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산티아고는 크리스털 가게에서 일하면서 급여와 판매 수당을 받았다. 그는 사장에게 여러 가지 제안도 했다. 처음 제안은 바로 바깥에도 진열대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바깥에 진열대를 만들면 언덕 밑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바로 산티아고의 생각이었다. 주인은 처음에 우려를 표했다. 진열장의 크리스털 그릇을 손님들이 깰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산티아고는 그런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고 주인을 설득했고, 산티아고가 오고 나서 장사가 잘되기 시작했기에 사장은 그의 말대로 바깥에 진열장을 두었다. 산티아고의 예상대로 진열대는 손님을 더 많이 불러 모았다. 두 달이 지난 어느 오후, 산티아고는 언덕 위에서 한 남자의 불평을 듣게 된다. 그 불평은 비탈길을 힘들게 올라왔는데 목을 축일만 한 곳이 하나도 없다는 불평이었다. 산티아고는 그 불평을 듣고 바로 상점으로 돌아가서 사장에게 말했다.

“언덕을 올라오는 사람들을 위해 차를 팔면 어떨까요?”

“이 근처엔 차를 파는 곳이 이미 많이 있네”

“우리는 크리스털 잔에 차를 파는 거예요. 사람의 마음을 가장 강하게 끌어당기는 것은 바로 아름다움이거든요.”

산티아고의 제안은 파격적이었다. 크리스털 가게에서 팔고 있는 비싼 크리스털 잔에 음료를 넣어서 팔자는 제안이었다. 사장은 그 제안도 받아들인다. 이제 크리스털 가게는 언덕 위의 카페로 변했다. 산티아고는 비싼 크리스털 잔에 시원한 박하차를 담아 팔았다. 사람들은 예쁜 크리스털 잔에 담겨 나오는 차를 마시러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힘들게 올라온 언덕 덕분에 차의 맛은 몇 배나 맛있었고, 차를 마시던 손님들은 자신이 차를 마신 크리스털 잔과 동일한 잔을 사 갔다.

여러 가지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차는 역시 크리스털 주전자로 우려야 더 맛있다는 소문부터 동양에서는 크리스털 잔의 마법 같은 효능이 있다는 소문까지. 그 이후 크리스털 잔에 차를 담아 파는 가게가 주변에 많이 생겨났다. 하지만 그 가게들은 언덕 위에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언제나 파리만 날렸다. 가게와 카페가 바빠지면서 주인은 점원 2명을 더 고용해야 했다. 크리스털 잔과 엄청난 양의 차를 속속 들여놓았지만 새로운 것에 목말라 있는 사람들 덕택에 순식간에 팔렸다.

여기까지가 소설 ‘연금술사’에 나오는 카페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마케팅에 관한 이야기이다. 장사에서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누가 뭐라고 해도 ‘생존’이다. 생존해야 다음을 할 수 있다. 30년 동안 장사를 하던 크리스털 가게는 상권이 바뀌면서 생존이 불명확해졌다. 사실 카페는 상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물론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겠지만 카페는 더 심하다. 우리는 맛집을 찾아 도시와 도시를 건너갈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카페는? 카페는 그렇지 않다. 이유는 맛집을 찾은 후 그 주변에 있는 카페를 찾기 때문이다. 생존 다음에 중요한 것은 바로 ‘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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