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커피샘플 뒤에는 농부가 있습니다”


르완다 커피체인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Editor·Photo 조선애 커피문화원바리스타학원(극동대학교 외식경영학박사과정)
 
도착, 그리고 첫 만남

인천공항에서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까지 12시간을 비행한 후 다시 르완다행 비행기로 환승해 약 20시간 만에 르완다 수도 키갈리(Kigali)에 도착했다. 1,500m 해발고도에 위치한 키갈리는 높고 탁 트인 파란 하늘과 낮게 깔린 흰구름, 시원한 바람을 선사했다.
이번 르완다 방문은 2018년 르완다 CoE 심사위원으로 참석하기 위해서다. 처음 하는 일이 늘 그렇듯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스스로에 대한 걱정도 앞섰다. 하지만 산지에서 직접 CoE를 경험하고 다른 대륙의 커피인들을 만난다는 것은 큰 설레임이면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아프리카의 빈티지 유럽

르완다는 남한의 약 ¼ 정도인 면적(26,338㎢)에 인구 1,200만 명으로, 아프리카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편이다. 2017년 경제성장율 6.1%로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다. 도시는 청결하고 치안이 잘 유지된 편이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도로 역시 포장이 잘 되어있다. 아프리카 중동부 내륙에 위치한 르완다는 남쪽으로 브룬디, 동쪽으로 탄자니아, 북쪽으로 우간다, 서쪽으로 콩고와 접한다. 적도에 가까우나 해발고도가 1,500m 이상으로 연평균 기온이 23℃ 정도로 일년 내내 온화하고 맑은 날씨를 자랑한다.
 
르완다 커피 브랜드 ‘A SECOND SUNRISE’

르완다 셋째 날, NAEB에서 르완다 커피산업에 대한 브리핑이 있었다. 농업이 주된 산업인 르완다에서 커피는 중요한 작물이다. 연간 16,000~23,000톤을 생산하고, 생산량의 98%가 아라비카종2) 이며 이 중 97%가 수출된다. 2000년대 초반부터 풀리워시드(Fully Washed) 커피생산에 중점을 두면서 현재 약 300개에 이르는 커피워싱스테이션(CWS: Coffee Washing Station)을 보유하고 있다. 풀리워시드 커피는 2002년 1%에 불과하던 것이 2017년 58%까지 증가하였으며 이 중 약 75%가 스페셜티 등급3) 이라고 한다.

르완다의 경우 커피생산지를 서쪽, 남쪽, 북쪽으로 나누어 각 지역별로 독특한 향미 프로파일을 규정하고 이를 소비자가 인지하도록 마케팅한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남부의 커피는 오렌지와 초콜릿, 허니의 향미를, 서부의 커피는 베리, 바닐라, 정향의 달콤한 향미를 가지고 있으며 북부는 복합적인 과일의 산미와 블랙베리, 사과, 초콜렛의 향미와 부드러운 촉감이 특징이다.
 
2018 Rwanda Cup of Excellence

이번 2018년 르완다 CoE는 2008년 시작된 이래 올해가 8번째다. 올 해에는 300여개의 커피가 출품되어 사전 선별작업을 1차 거친 후 2차로 르완다 국내 심사위원에 의해 선발된 40개의 커피가 3차로 국제 심사위원 커핑테이블에 올랐다.
심사에서 만난 40개의 커피들은 달콤함(Sweet)과 다채로운 과일의 향미(Acidity and Flavor) 그리고 부드러운 촉감(Mouthfeel)과 클린컵(Clean Cup)이 조화로운(Balance) 커피들이었다. 또한 각각의 커피에 대한 선호도가 국가별 심사위원에 따라 그리고 음료문화적 차이로 인해 하나의 커피에 대한 평가는 완벽하게 다르게 평가되었다. CoE 커피는 점수차가 매우 근소하고 로스팅정도와 추출방법에 따라 맛과 향이 크게 차이가 난다. 등수에 따른 커피품질의 차이보다는 낙찰 후 커피의 추출방식에 따라 각각의 가치가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등수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된다.
 
각 커피샘플 뒤에는 농부가 있습니다

이번 CoE 헤드저지인 폴 송어(Paul Songer)는 “각 커피샘플 뒤에는 농부가 있습니다”(Behind each sample is a farmer)라는 그의 간결하지만 강한 어조의 한마디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커피를 대하는 자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했다. 점수와 등수를 부여해야한다는 책임감에 얽매여 커피전체를 즐기지 못하고 스스로 힘들어 한 것은 아닌지, 또 커피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하게 했다.
 
또 만나요, 르완다 커피

이번 르완다에서의 일주일은 커피를 통해 커피체인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으며 나에게 큰 선물이었다. 9월 20일부터 진행되는 2018 르완다 CoE 옥션을 통해 우리나라 업체에도 낙찰이 되어 르완다 CoE 커피를 한국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또한 품질 좋은 다양한 르완다 커피를 많이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 잔의 커피를 통해 우리는 르완다를 만날 수 있고 그 뒤에 있는 어느 농부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참 멋진 인생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 자세한 내용은 월간 <커피앤티> 10월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