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하는 도보여행자 김전중編



만화가 한승준의 커피톡
커피하는 도보여행자 김전중編



2019년 봄 4월이다.
봄의 향기 무르익어가고 새싹은 어느새 큼지막한 잎사귀로 나무를 감싸안기 시작한다. 더운듯 하지만 아직은 봄의 전령이 완전히 도착하지는 않았다. 매년 봄 이맘때쯤 배낭을 꾸린다.  22일 월요일 정오, 서울 집을 나섰다.
고속터미널에서 전주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고 3시간 뒤
도착한 전주는 여름같은 무더운 날씨에 꽃가루와 미세먼지까지 더해 불쾌감마저 들었다.

언제나처럼 전주한옥마을로 향했다. 옆남부시장풍납문. 시장통. 천변을 걸어다닌다. 2년만에 다시 찾아서인지 친숙함이 더 한 듯 하다.
한옥마을 남천교 청연루에 올라가 쉬며 친구를 기다리다 시간여유가 있어 해지기 전에 한옥마을 동문거리 한옥마을양조장을 들려 탁주도 한잔하고선 바로 친구의 집으로 찾아갔다. 탁주 ‘술시’한병을 마시며 오랜만에 회포도 풀었다.

23일 화요일. 오늘은 대전한방병원에서 치료중인 친구를 보러가려고 대전 둔산으로 발길을 옮겼다.
친구를 만나러 간다.

‘금산 마당 있는 집’ 그녀 이름 한소영
“전중이 니 커피가 묵고잡다”라는 친구의 말이 생각나 문병 겸 커피도 내려 줄 요량으로전주에서 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대전한방병원에 들렸다. 소슬소슬 내리는 빗속 도로를 건너갔다.
병원 치료 마치고 돌아오는 친구를 기다리다 치료가 끝나고 나오자마자

“전중아~ 커피 커피~”
“오이야~ 어디서 내려줄까~”
“여기 병실침대 식탁에서 내려도고~”

그러면서 주변 병실 친구들에게도
“이 친구 커피 쉽게 먹어볼수 없으니 같이 드실래요~?”
헉~ 커피도구 꺼내는 사이 주변 사람들 모으고 있는거 보구 속으로
‘그 오지랖은 여기서도...’ ㅎㅎㅎ
몸상태도 힘들어 보이는 와중에도 용감무쌍한 모습을 보니 ’그게 니 본래 모습이지’란 생각이 스친다.



엘살바도르 커피원두를 갈면서 나는 냄새에 주위 사람들이 호기심이 가득하다.
“어머~ 이 좋은 향기가 뭐예요~?”라며 주변에 하나 둘 모여든다.
배전실 정수기에서 온수를 가져와 침대 식탁에서 드리퍼에 물을 내려 커피를 뽑아낸다. 그사이 병실 안은 소독약, 병원 냄새에서 향기로운 커피향으로 바뀌었다. 종이컵에 담아 친구에게 제일 먼저 그리고 주위 분들에 나눠주었다. 좋아하는 커피의 향과 그 맛을 본 친구 왈
“야~ 너무 좋다~ 너를 봐서도 좋지만 이 커피 여기서 맛볼 수 있다는게...”
잠시라도 아픔을 잊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나조차도 “오기를 참~ 잘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항상 주변 친구들 챙겨주는 속에 나도 챙김을 받아와 고마웠었는데...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커피 한잔 내려주는 것 뿐인데... 이런 때 이렇게 큰 빛을 발할 줄은 몰랐다.



다른 커피도 내려 맛을 조금씩 보여줬다. 지나는 간호사들까지 붙들어서 커피를 내어주는 친구의 모습이 이쁘다... “그래 넌 잘 이겨내고 나올꺼야~”라고 말을 보태었다.

밖에서 저녁을 같이먹고 헤어질 때쯤
“다른 문병객들 오신다니 그분들과 인사도 하고 너의 커피도 맛 보여주는건 어때?”
“음 ...그래 그분들께도 커피 내려드리고 인사도 하고 갈게~”

식당을 나와 조금씩 쏟아지는 빗속을 걸어 병실로 다시 돌아왔다.
저녁이라 병실의 다른 환자 불편을 생각해 간호사실 옆 휴게실에서 문병객들 기다리기로하고 배낭과 커피도구를 챙겨 자리를 옮겼다.
세명의 방문객친구와 같이 앉아 서로 얘기하는 사이 나는 인도네시아 만델링를 내렸다. 낯설고 어색함을 풀기엔 커피만한게 없지.
커피 원두를 갈고 내리는 사이 커피향이 휴게실을 넘어 간호사실까지 흘러 넘친다.
종이컵에 한잔씩 담아 나누어줬다. 향을 맡고 마시던 친구

“코가 빵~뚫린다~” “진짜 맛좋은 만델링이다~”
세 사람의 친구들도 연달아 감탄하며 마신다.
“응~ 이번엔 로스팅 볶음도를 깊게 들어가 그럴거야~”라며 말을 이었다.

다음엔 케냐를 내려 마시며 바게트빵을 곁들여 먹었다.
어느새 친숙해져 웃음이 터져 나왔다. 
휴게실에 넘쳐흐르는 커피향에 의사, 간호사, 환자들이 지나가며 고개를 돌려 부러움의 시선을 떨구고 지나갔다.



어두워진 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친구와도 작별하고 나와 800여 미터 떨어진 찜질방에서 하루를 묵었다. 24일 수요일 점심쯤 대전 둔산 간이정류장에서 전주행 버스를 탔다. 

김전중

1970년 경북 구미 태생이다.
원래 김전중의 친가와 외가는 모두 김천의 시골마을에서 이주해 왔다.
김천 조마면의 친가와 황학산 직지사 산넘어 매곡 상촌인 외가 2곳 다 깊고 외진 산골 마을이었다.

먹고 살기 힘든 시기
친가 식구들 대부분이 산업화의 길로 들어서는 초입에 구미로 이주했다.

내가 본 김전중의 커피무기는 소위 통돌이라 불리우는 유니온 샘플로스터다.
보기에는 얼핏 짠하게 가소롭기도 하다.

자기 이름 걸고 내놓은 가게 하나 없어도
커피입문 수 년째 통돌이로스팅을 구사하는 커피핸들러이다.

원시적인 잣대로 보면 단순하다.
통돌이의 특성은 끝없는 롤링에 있다.
그래서 철학이 있고 해학처럼 여유로와
세고 세는 나만의 관성으로 몰아세우는 숫자의 향연이다.

푸학- 얼마나 철학이 담긴 역작이냐카면 지 성질대로 볶인다.
롤링하는 핸들러의 성격대로 말이다.

느리면 느린대로 급하면 급한대로
괴팍하면 그 성정처럼 까칠하면 꼼꼼하고 디테일하게
열라게 몰아부쳐 생두의 숫자 세듯 볶이지.
막 가는대로 겁나 대단하기도. 한마디로 무대뽀로스팅이 그래.
인생처럼 물 흐르듯 살자. 발길 가는대로 걷자. 손 가는대로 노래하라.

커피는 노래하는거다.
눈으로 귀로 코로 소리로 마음으로 보여주는 게 커피다.
in직화통돌이로스팅 그리고 커피하는 김전중...

커피는 우주같다.
인간만의 그 이기적인 욕심만 버린다면
누구나 초탈을 넘고 해탈하리라.
노래하라. 눈이 코가 되고 코가 귀속에 울려대는
마음으로 노래하는 커피가 진정 커피맨의 덕목이 아닐까해서

온리 연습연습 Practice or practice.
커피는 유구悠久하다...

커피하는 김전중.
너무도 잘 어울린다.
이름도 절묘하다. 커피같다.

서울 노원구를 롤링하고
또 하루는 지구를 롤링해대고
마침내 우주를 롤링해대라.

그대의 커피는
돌풍처럼 하루와 맞짱뜨는
커피맨으로 거대해지길바라
한승준 

커피하는 김전중, 도보여행자 김전중
since 2016
전화 | 010-3236-1090
커피좌우명 | 茶처럼 향기로운 커피를, 커피 이렇게 하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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