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커피, 카페의 적수가 될까?

편의점 커피, 카페의 적수가 될까?
편의점 커피 비교 분석 및 소비자 조사


Editor·Photo 강지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커피 시장은 지난해 약 11조 7397억 원을 기록하며 10조 원을 넘어섰다. 또한 지난해 기준 230만 포대의 커피를 수입해 세계 7위의 커피 수입국에 올랐다.
커피소비량이 커짐에 따라 시장은 양극화되어가는 중이다. 한 잔에 6천 원 이상을 호가하는 스페셜티커피와 천 원대의 저가커피, 극과 극의 가격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소비자는 커피를 사치품으로 또 일상품으로 소비하고 있다.
이에 ‘가성비’를 앞세운 편의점 커피 시장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한 해 CU와 GS25는 6천만 잔 이상 커피를 판매했고 누적 판매량은 1억 잔을 훌쩍 넘겼다. 2015년 편의점이 본격적으로 원두커피 판매에 눈을 돌린 후 3년 만이다.




 
2015년, 편의점이 커피시장에 뛰어들었다. RTD커피(Ready To Drink:구입해서 바로 마실 수 있는 캔·컵·병 등으로 된 형태의 커피)를 유통·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체 카페 브랜드를 론칭한 것이다. 전자동 머신에서 추출한 즉석커피와 자체 제작한 RTD커피를 판매 중이다. 반응은 예상보다 뜨겁다. 카페에 비해 저렴한 가격, 기다릴 필요 없는 편리함, 뛰어난 접근성에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CU편의점과 GS25는 이미 누적판매량 1억 만 잔을 넘어섰다. 비교적 점포 수가 적은 세븐일레븐도 누적판매량 85000만 잔을 가뿐히 넘겼다.
디저트, 도시락으로 매출 상승을 꾀하던 편의점들이 이제는 커피에 주력하고 있다. 단가가 낮아 수익은 얼마 남지 않지만 디저트 판매를 유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편의점끼리의 커피 경쟁도 치열하다. 원두의 품질을 강조하고 커피머신의 가격대를 공개하며 소비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후발주자인 이마트24는 탄탄한 자본을 바탕으로 바리스타가 있는 편의점을 오픈했다. 편의점과 카페의 경계를 허물고 카페 못지않은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음을 선언한 것이다.
 

편의점 커피 분석

가격에 있어 편의점 커피의 매력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가격을 제외한 다른 부분은 어떨까?
주요 편의점 네 곳에서 판매하는 즉석커피를 분석했다. 어떤 산지의 원두를 사용하는지, 블렌딩의 비율은 어떻게 되는지, 어떤 커피머신을 사용하고 그 특징은 무엇인지 등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편의점 커피의 맛은?

맛에 대한 소비자의 솔직한 평을 듣기 위해 커피맛 평가를 진행했다. 매일 한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행했으며, 총점 5점 만점에 점수를 매기고 자유로운 의견을 내는 방식이었다.
가장 높은 점수를 차지한 것은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였다. 5점 만점 중 3점을 기록했다. ‘다른 커피들에 비해 산미가 있다’, ‘끝에 약간의 단맛이 느껴진다’, ‘향이 살아있다’ 등의 긍정적인 평이 대부분이었다.
GS25의 카페25는 2.8점을 획득했다. 맛이 싱겁고 밋밋하다는 내용이 전반적이었고 부드러운 맛이 느껴지며 다른 편의점 커피에 비해 향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CU 커피는 2.4점에 그쳤다. 쓴맛과 탄 맛이 강하게 느껴지며 향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주된 평이었다. 향이 조금 더 깊다면 스타벅스 커피와 비슷할 것 같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후발주자인 이마트24가 가장 낮은 점수인 1.9점을 기록했다. ‘커피의 탄 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쓴맛을 제외한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평이었다. 반면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도 있었다
편의점 커피에 대한 공통적인 의견은 저렴한 가격을 고려한다면 납득할 만한 맛이란 것이다. 그러나 바꿔 이야기한다면 저렴한 가격만큼의 맛,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소비자는 어떻게 생각할까?
편의점 커피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 커피의 주 소비층인 20대부터 50대까지 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평소 편의점을 얼마나 자주 방문하는지, 편의점 커피에 대한 인식은 어떤지, 구체적인 경험은 어땠는지, 카페와 비교하여 조사했다.
커피를 한 달에 한 번 마신다는 응답자부터 하루에 세잔 이상 마신다는 응답자까지 커피에 대한 선호도는 다양했다. 응답자 중 64%가 아메리카노를, 18%가 핸드드립을, 8%가 콜드브루를 선호했고 나머지는 우유를 첨가한 커피를 선호했다. 구체적으로 선호하는 맛으로는 40%가 도드라지는 맛 없이 밸런스가 좋은 커피를 택했다. 25%는 바디감이 강하고 묵직하고 진한 커피를 선호했으며 18%는 시럽을 첨가한 달콤한 커피를 선호했다. 산미가 강하고 향이 좋은 커피를 택한 응답자는 17%로 확인됐다. 가장 선호하는 카페로는 스타벅스가 41%로 1위를 차지했다. 동네 카페를 선호한다는 응답도 32%로, 할리스(8%), 이디야(12%)와 같은 대형 체인에 비해 높게 조사되었다.



응답자 중 82%가 편의점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었다. 전자동 머신으로 추출하는 즉석커피를 마셔봤다는 응답자는 42%, RTD커피를 구매했다는 응답자는 66%에 달했다. RTD커피 구매 종류는 당도가 높은 RTD커피 44%, 당도가 낮은 RTD커피는 22%였다. (중복 응답 가능)


그렇다면 얼마나 자주 편의점 커피를 구매할까? 한 달에 한 번 이하 구매한다는 응답이 41%로 가장 높았다. 일주일에 한 번(17%), 일주일에 두 번 이상(8%) 편의점을 찾는다는 대답도 있었지만 응답 비율이 낮아 편의점 커피의 구매 빈도는 그렇게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편의점 커피의 구매 이유를 묻는 질문에 편의점 커피를 좋아해서라고 응답한 소비자는 다섯 명에 불과했다. 54%가 저렴한 가격을 이유로 꼽았고, 기다릴 필요 없이 빠르게 구매할 수 있어서, 근처에 카페가 없어서가 뒤를 이었다. 운전할 때 간편하게 마시기 위해서, 병에 들어있는 대용량 커피가 필요해서라는 응답도 찾아볼 수 있었다.


편의점 커피와 커피전문점의 커피맛을 비교하는 질문에는 차이를 느낀다는 소비자가 58%로 확인되었다. 그중 25%는 커피전문점보다 맛이 확연하게 떨어진다고 응답했고, 커피전문점과 특별한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는 응답도 20%로 예상보다 높게 조사됐다. 편의점 커피에 애초에 커피전문점과 같은 맛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7%였다.
맛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도 받았는데, 커피전문점에 비해 편의점 커피는 향과 맛이 풍부하지 않고 쓴맛이 강하다는 평이 대다수였다. 밸런스가 좋지 않고 싱겁다는 의견도 많았다. 또 샷추가나 얼음량 등 음료를 섬세하게 조절할 수 없다는 의견, 단 커피의 경우 인위적인 단맛이 강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시원한 커피를 좋아하기 때문에, 달콤한 커피를 좋아하기 때문에 커피전문점과 특별히 차이를 못 느끼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앞으로도 편의점에서 커피를 구매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구매할지도 모른다’가 42%, ‘구매할 계획이다’가 33%로, ‘구매하지 않을 것 같다(17%)’는 의견에 비해 큰 비율을 차지했다.


68%의 응답자가 카페 대신 편의점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주위에 카페가 없어서’, ‘카페가 오픈 전이라서’, ‘편의점이 더 가까워서’ 등 접근성을 이유로 든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 중 56%가 편의점 커피는 커피전문점을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맛의 차이와 장소의 차이가 크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갓 내린 신선한 커피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러 가는 것이 아니라 카페라는 공간의 분위기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 ‘커피와 함께 공간을 소비하러 가기 때문’,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다’ 등 맛의 퀄리티와 공간적 의미를 대체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반면 커피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응답(44%)에는 ‘커피의 종류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카페보다 훨씬 저렴하다’. ‘즐길 공간은 없지만 빠르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 ‘대형 편의점에는 카페처럼 앉아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여유롭지 않은 아침 시간 등 직장인들에겐 카페 대체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저렴한 가격과 커피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점이 소비자에겐 큰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카페가 가야 할 길은?
커피시장이 11조 원을 돌파하며 원두커피시장 역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편의점 커피를 비롯한 다양한 가격대의 출연은 불가피한 수순이다. 일반카페는 대형 자본과 거대한 유통망을 가진 편의점의 가성비를 따라갈 수 없다. 그러나 카페에는 가심비가 있다. 가심비란 가격대비 성능을 뜻하는 가성비에 마음 심(心)을 더한 것으로 심리적인 만족감을 중시하는 소비 형태를 일컫는다. 저렴한 가격의 편의점 커피가 소비자의 지갑을 채워줄 수 있을진 몰라도 심리적인 만족감을 채워주지는 못한다.  
설문 응답에서 알 수 있듯 소비자에게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니다. 사람 냄새가 나는 곳, 공간을 소비하는 곳, 여유를 즐기는 곳이다. 커피를 판매한다는 것 외에 편의점과 카페에는 어떤 공통점도 존재하지 않는다. 경쟁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소비자는 좋은 커피와 마음을 채워주는 것에 얼마든 지불할 준비가 되어있다. 편의점과 카페의 맛의 차이를 인지하고 있고 각각의 장단점을 알고 있다. 그들이 카페에 기대하는 것은 저렴한 가격이 아닌 맛있는 커피와 따뜻한 분위기다. 사람과 사람의 시선이 얽히고 대화가 오가는 곳을, 전문성을 지닌 바리스타가 적당한 온도의 커피를 내놓는 곳을, 흘러나오는 음악이 있고 그 모든 것이 어우러진 공간의 분위기가 존재하는 곳을 기대한다. 카페가 집중해야 할 것은 가격 경쟁이 아니다. 퀄리티와 분위기의 차별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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